[뉴스테이션/동아논평]홍명보 부장, 홍명보 과장

  • 입력 2009년 10월 12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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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이 U-20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는 성적을 내고 귀국했습니다.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역대 최약팀 소리를 들으면서도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높은 볼 점유율을 선보여 세계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죠.

이번 대회를 통해 홍 감독의 리더십이 많이 알려졌습니다만, 그는 신뢰와 소통을 중시하고 겸손하면서도 결단력이 있다고 합니다. 박지성 선수는 "홍 감독이 대표팀 주장 시절부터 선수 장악과 의사소통 능력을 보여줬다"고 소개했습니다. 조직의 리더로서 한 두 가지도 제대로 갖추기 힘든 것들이죠.

그는 팀워크를 특히 강조합니다. "감독이든 코치든, 스타든 무명이든, 장비담당이든 버스운전사든 모두 우리 팀의 일원이다. 팀워크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스타라 해도 내가 내치겠다." 홍 감독의 말입니다. 가나와의 경기에서 진 뒤 홍 감독은 "패배의 책임은 내가 진다"고 멋진 말을 했습니다.

최근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10명 중 4명은 현재 직장상사와 잦은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갈등의 원인은 '성격차이' '부하직원을 하인 부리듯 해서' '상사가 일을 너무 못하거나 안 해서' '부하직원의 능력을 인정해주지 않아서' '너무 많은 일을 시켜서' '폭언 등 인격적으로 무시해서' 등이 꼽혔습니다. 하나라도 당하면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이렇게 갈등을 겪는 부하직원들은 꿈에서도 홍명보 부장님, 홍명보 과장님을 찾아 헤맬 것 같습니다.

사실 상사와 부하직원 모두에게 갈등의 책임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만, 모든 부장님 과장님들이 먼저 홍명보 리더십을 보면서 작은 것부터 하나씩 고쳐보면 어떨까요. 힌트를 드리자면, 홍 감독은 기본적으로 형이나 옆집 아저씨로 선수들을 대하면서도 밀고 당기기도 잘 해 자발적 복종을 이끌어냈다고 합니다.

한 전문가는 직장 내 갈등을 무작정 잊으려하지 말고, 술로 풀려고 하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글로 적어보라고 권합니다. 행동하기 전에 글로 쓰다보면 감정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다고 하네요. 이런 분위기라면 홍명보 부장님, 홍명보 과장님이 더 많이 나올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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