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하늘… 황금들녘… 모두가 하나된 ‘만추의 레이스’

  • 입력 2009년 10월 12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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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출발해 청계천과 한강변을 달려 서울숲으로 골인하는 제7회 하이서울마라톤대회는 축제의 장이었다. 일부 마라톤 마니아는 ①갓에 도포를 걸치고 ②가면을 쓰고 즐겁게 달렸다. ③한 소녀(가운데)는 할머니(왼쪽), 어머니와 함께 3대가 나란히 레이스를 펼쳤고 ④한 중년 마라토너(오른쪽)는 손을 연결한 끈으로 시각장애인을 인도하며 사랑의 레이스를 펼쳤다. ⑤이어폰을 낀 채 달리는 외국인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이종승 기자·변영욱 기자·홍진환 기자
11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출발해 청계천과 한강변을 달려 서울숲으로 골인하는 제7회 하이서울마라톤대회는 축제의 장이었다. 일부 마라톤 마니아는 ①갓에 도포를 걸치고 ②가면을 쓰고 즐겁게 달렸다. ③한 소녀(가운데)는 할머니(왼쪽), 어머니와 함께 3대가 나란히 레이스를 펼쳤고 ④한 중년 마라토너(오른쪽)는 손을 연결한 끈으로 시각장애인을 인도하며 사랑의 레이스를 펼쳤다. ⑤이어폰을 낀 채 달리는 외국인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이종승 기자·변영욱 기자·홍진환 기자
2009 하이서울-백제마라톤 서울-공주서 화려한 축제

《대한민국 수도 서울과 백제 고도 충남 공주가 11일 가을의 정취 속에 마라톤 축제를 벌였다. 제7회 하이서울마라톤(주최 서울시, 특별후원 동아일보사)과 동아일보 2009 백제마라톤(공동 주최 충청남도 공주시 동아일보사 스포츠동아)이 이날 동시에 열렸다. 하이서울마라톤에선 8400여 명의 마라톤 마니아가 청계천과 한강변으로 이어진 풀코스와 챌린지코스(34km), 하프코스, 10km를 달리며 가을을 만끽했다. 참가자들은 대회 공식 표어인 ‘서울과 함께 달리자(Run Together with Seoul)’란 문구가 쓰인 티셔츠를 입고 달렸다. 참가자 가족들은 골인 지점인 서울숲에서 인기가수 ‘2AM’ 등이 출연한 교통방송 특별 공개방송을 지켜보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남녀 풀코스에서는 강호 씨(45)가 2시간39분25초로, 이정숙 씨(43)가 2시간56분54초로 우승했다. 백제마라톤에서는 9000여 명이 금강과 무령왕릉, 공산성 등 백제 700년의 역사가 흐르는 도읍지를 가르는 풀코스와 하프코스, 10km, 5km를 질주했다. 서건철 씨(38)가 2시간37분36초로, 권순희 씨(37)가 2시간55분25초로 풀코스 남녀부 정상에 올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공주=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풀코스 100번 완주하면서 땀의 정직함 배워”- 하이서울서 3시간대 완주
정채봉 우리은행 지점장

“마라톤과 은행은 닮은 점이 많아요. 정직하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죠.”

11일 하이서울마라톤 풀코스를 완주(3시간55분29초)한 정채봉 우리은행 매경미디어센터지점장(49·사진)의 얼굴에서는 자신감과 성취감이 묻어났다. 2001년 3월 동아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2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처음 풀코스를 완주한 뒤 8년 7개월여 만에 공식대회 100회를 완주했기 때문이다.

“100이란 숫자가 가진 의미가 많습니다. 풀코스를 100번 넘게 완주해 이젠 그 어떤 도전도 무섭지 않습니다.”

2000년 경기 안산 연수원 강사 시절 달리기와 접한 뒤 마라톤은 은행 업무의 연장이었다. 새벽 출근하기 전과 은행 업무를 마친 뒤 달리기는 그의 일상사가 됐다. 그는 매년 10차례 이상 풀코스를 완주했다. 2004년에는 ‘꿈의 대회’로 불리는 보스턴 마라톤까지 완주하고 왔다. 100km 울트라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에도 도전해 완주했다.

“마라톤은 가장 정직한 운동입니다. 조금만 소홀해도 몸이 반응해 금세 달라지죠. 은행 업무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직하고 철저하게 대했을 때 고객의 마음을 잡을 수 있습니다.”

정 지점장은 마라톤에 빠진 이후 매사를 ‘마라톤 완주에 도전하듯’ 최선을 다했다. 그러자 많은 게 따라왔다. ‘금융기관에서 CRM(고객관리)과 CRM 시스템 사용자 만족에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로 논문을 발표했고 올 2월에는 동국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15분13초가 개인 최고기록. 하지만 그는 주로 4시간 정도에 완주하는 ‘펀런(즐겁게 달리기)’을 한다.

“무리하게 서브 스리(3시간 이내 완주)에 도전하다 후유증을 겪는 사람을 많이 봤습니다. 건강하게 즐기는 게 좋습니다. 마라톤은 즐기면 약이지만 무리하면 독입니다.”

정 지점장은 주변 지인들에게는 물론 고객들에게 ‘펀런’ 전도사 역할도 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마라톤 시작하고 일 술술 풀려 - 男풀코스 우승 강호 씨

“마라톤을 시작하고 나서는 일이 술술 풀리네요.”

풀코스 남자부에서 2시간39분25초로 우승한 강호 씨(45·사진)는 마라톤을 시작한 지 10년이 됐다. 대학원 시절 학업과 취업 등 일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동네 한 바퀴를 뛴 것이 마라톤과의 첫 인연이다. 56번 풀코스를 완주한 그는 우승 경력도 10차례나 된다. 하이서울마라톤 풀코스에 처음 도전해 우승을 차지한 강 씨는 지난해 하프코스 4위, 재작년 하프코스 3위를 차지했다. 강 씨는 “마라톤은 정신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2연패…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 女풀코스 우승 이정숙 씨

“친구들을 많이 만들 수 있는 마라톤에 빠져보세요.”

풀코스 여자부에서 2시간56분54초로 우승을 차지한 이정숙 씨(43·사진)는 한 해에 10차례 이상 대회에 출전하는 마라톤 마니아다. 마라톤에 입문한 지는 4년밖에 안 되지만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차지했다. “숫자를 세보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겠다”는 그의 우승 경력은 수십 차례나 된다. 초등학교 체육교사인 이 씨는 학생들에게 마라톤 전도사로 유명하다. 이 씨는 “마라톤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 좋다. 체력이 되는 한 계속 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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