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 맹동섭 생애 첫 승

  • 입력 2009년 10월 11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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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 끝에 22살의 ‘루키’ 맹동섭(22·토마토저축은행)이 생애 첫 승을 거뒀다. 뜰채에 넣으려다 놓친 대어를 천신만고 끝에 다시 잡은 맹동섭에게 투어 1년차가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치열한 승부였다.

11일 제주도 라온골프클럽(파72·7186야드)에서 열린 SBS코리안투어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2위와 3타차 단독 1위로 출발한 맹동섭은 1번홀(파4)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간격을 4타차로 벌리고 생애 첫 우승을 향한 큰 꿈을 꿨다. 하지만 맹동섭 앞에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가슴 떨리고 불안하고 긴장된 승부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승을 의식한 탓인지 지키는 플레이로 일관하던 맹동섭이 5번~6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기록하며 1타를 잃고 전반을 마친 사이 공동 21위로 출발한 배상문(23·키움증권)은 1번홀에서 8번홀까지 8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맹동섭과 동타를 이룬 뒤 경기를 끝냈다.

물론 맹동섭이 후반 9홀에서 버디 1개만 추가해도 우승 가능성은 있었다.

하지만 맹동섭은 지루한 파 행진을 이어갔고, 그 사이 우승의 열쇠는 황인춘(35·토마토저축은행)에게 넘어갔다. 선두와 4타차 공동 3위로 출발한 황인춘은 전반 9홀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맹동섭과 동타를 이뤘다. 10번홀(파5)에서 보기로 1타를 잃었지만 16번홀(파5)에서 극적인 칩인 이글을 성공시키며 단독 1위로 맹동섭을 뛰어넘었다.

선두와 3타차 단독 2위로 출발한 김대섭(28·삼화저축은행)도 16번홀(파5) 버디에 이어 18번홀에서 7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9언더파 270타로 맹동섭과 동타를 이룬 채 먼저 경기를 끝냈다.

운명의 18번홀(파4). 맹동섭은 반드시 버디를 잡아야 황인춘과 연장을 펼칠 수 있었지만 소심한 퍼트로 파세이브에 그쳤다. 첫 우승의 꿈은 날아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투어 통산 3승의 황인춘 역시 챔피언 퍼트를 앞두고 마음이 흔들렸다. 다소 긴 거리의 버디 퍼트는 홀을 2.5m나 벗어났고, 파 퍼트마저 실패하면서 보기를 기록해 9언더파로 내려앉았다.

결국 네 명의 선수가 동타(9언더파 279타)를 이루며 연장 승부에 나서는 흥미진진한 상황이 펼쳐졌다. 우승 경험이 풍부한 3명의 챔피언과 1명의 루키. 누가 초반에 기회를 날려버린 맹동섭의 우승을 예상할 수 있었을까?

18번홀(파4)에서 펼쳐진 연장 첫 번째 홀은 퍼트로 운명이 갈렸다.

네 명의 선수가 모두 세컨드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세 명 챔피언의 버디 퍼트는 모두 아슬아슬하게 홀을 외면했다. 천신만고 끝에 다시 맹동섭에게 찾아온 생애 첫 우승의 기회. 홀에 가장 가깝게 볼을 붙인 맹동섭은 비로소 마음을 비운 듯 무심하게 버디 퍼트를 했다. 볼은 그대로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감격에 겨운 맹동섭은 울음을 터트렸고 생애 첫 우승을 향한 험난한 승부에 마침표를 찍으며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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