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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30일 1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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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잠실구장은 지난해 포스트 시즌 3만500석을 매진으로 팔았다. 그런데 29일 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2만9000석을 매진으로 팔았다고 KBO가 발표했다. 자리가 줄어든 것일까.
아니다. 이는 입석이 포함된 숫자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잠실구장에서 관중이 앉을 수 있는 실제 좌석 수는 2만7000석 정도다. 즉 2만9000석 매진이 됐다는 얘기는 좌석이 없는 2000석을 입석으로 팔았다는 얘기다.
이를 관중 입장에서 바꿔 생각해보자.
관중은 2만7000명에게는 앉을 자리가 있지만 2000명은 처음부터 값은 값을 주고 ‘입석표’를 샀다는 얘기다. 이들은 통로나 계단에 앉아 늦게 온 자신의 게으름을 탓했을 거다. 어딘 가는 자신의 자리가 있는데 늦게 와 찾기 힘들 뿐이라고 굳게 믿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믿음은 사실과 다르다. 자리에 앉지 못한 이유는 원래부터 자신의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니까. 이는 비단 잠실구장만의 사례는 아니다. 한 야구 관계자는 “대구나 사직 등 다른 구장도 마찬가지다. 실제 앉을 수 있는 자리와 정원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 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일까. 이는 야구장이 노화해 보수를 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야구를 오랫동안 응원한 팬이라면 1980년대 좁고 불편한 의자를 기억할거다. 앞좌석과 간격이 너무 좁아 다리를 벌려야 했던 추억이다. 야구장은 이후 시설 보수와 함께 변화했다.
잠실구장도 2000년에 좌석을 새로 하면서 좀 더 넓은 좌석으로 바꿨다. 응원석의 공간은 똑같은 데 여기에 보다 큰 좌석이 들어가니 좌석 수는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는 법. 그런데도 야구장은 예전 수용 정원을 ‘포기’하지 않았다. 부족해진 좌석 문제는 ‘흔쾌히’ 통로에 앉아서 관람할 야구팬들에게 맡겼다.
잠실 |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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