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 생애 첫승 ‘2인자 꼬리표’ 뗐다

  • 입력 2009년 9월 27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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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 인비테이셔널 1타차 우승…2006년 데뷔 후 준우승만 4차례 작년 역전패 무대 아픈 기억 ‘훌훌’

‘장타자’ 김대현(21·하이트)이 천신만고 끝에 한중투어 KEB 인비테이셔널 2차 대회(총상금 4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을 신고했다.

김대현은 27일 강원도 횡성 오스타 골프장(파72·727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우승했다. 2006년 데뷔해 KPGA 투어에서 준우승만 3차례 기록하며 막판 징크스에 시달렸던 김대현은 작년 이 대회에서 김대섭에게 역전패를 허용했던 뼈아픈 기억을 훌훌 털어냈다.

지난주 솔모로오픈에서 18번 홀에서 1m짜리 퍼트를 성공하지 못해 울었던 김대현은 아시안투어까지 포함하면 준우승만 4차례 기록해왔다. 4전5기 끝에 거둔 귀중한 첫 승이다. 우승상금 8000만원을 거머쥔 김대현은 박상현(26·앙드레김골프)을 밀어내고 상금랭킹 4위(2억862만원)로 뛰어올랐다.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대현은 우승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4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기록했지만, 6번홀(파3)에서 보기로 주춤했다. 15m 지점에서 어프로치로 홀을 공략했지만, 1.5m 가까이 붙여 놓고도 파 퍼트에 실패해 위기를 맞았다.

김대현이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사이 이승호(23·토마토저축은행)의 추격이 펼쳐졌다. 전반에 1타를 잃으며 우승권에서 멀어진 듯 했던 이승호는 후반 맹추격을 펼치며 김대현을 위협했다.

10번홀(파4)부터 버디를 터뜨린 이승호는 11번과 14번, 15번, 18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김대현에 1타 뒤진 2위로 경기를 마쳤다.

오스타 골프장은 좁은 코스와 긴 러프, 빠른 그린으로 유명하다. 장타가 특기인 김대현에게는 유리한 조건은 아니다. 위험요소가 많아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스코어를 지켜내기 쉽지 않다. 살얼음 승부에서 김대현은 평상심을 잃지 않았다. 이승호의 추격에 전략을 바꾸거나 플레이에 변화를 주었다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김대현은 이승호의 추격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경기를 펼쳤다.

그게 오히려 다행이었다. 1타차 박빙의 승부에서 12번홀부터 18번홀(파5)을 파로 막아내 우승을 지켜냈다.

김대현은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장소가 오스타 골프장이다. 작년 이 곳에서 역전을 허용했던 기억을 날릴 수 있게 됐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 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현과 함께 공동 선두로 출발한 류현우(28)는 1타를 잃으면서 합계 3언더파 285타 단독 3위로 경기를 마쳤다. 2언더파 286타로 경기를 끝낸 한민규(25·삼화저축은행)는 단독 4위로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올렸다.

국가대표 상비군 김우현(18)은 이븐파 288타로 경기를 끝내 홍창규(28·골프윈), 장동규(21·슈페리어)와 함께 공동 5위에 올라 베스트 아마추어상을 받았다. 2주 연속 우승 도전에 나선 김대섭(28·삼화저축은행)은 1,2라운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공동 17위(4오버파 292타)에 그쳤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한중투어 KEB 인비테이셔널은 양국간의 교류를 통한 골프발전을 위해 시작됐다. 연간 2개 대회를 홈&어웨이 방식으로 중국과 한국에서 한 차례씩 열린다. 중국골프협회(CGA) 방 쩡 부비서장은 “이 대회를 통해 중국 골프의 기량 발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지난 대회에서는 4명에 불과했던 컷 통과자가 이번 대회에서 6명으로 늘었고, 최고 성적도 60위에서 30위로 올라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횡성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사진제공|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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