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벌다툼’ 국기원 난파선 될 위기

  • 입력 2009년 9월 2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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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이사회 의결정족수 부족
이사 9명 재선임안 통과 못해

태권도의 본산 국기원이 난파선이 될 지경에 이르렀다. 국기원은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2009년 3차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이사 19명 가운데 7명만 참석해 이사회 자체가 무산됐다.

이번 이사회는 이날로 임기가 끝나는 엄운규 이사장이 주재하는 마지막 자리였다. 그러나 엄 이사장과 대립하는 이사들이 집단 불참해 의결 정족수를 채우는 데 실패했고 엄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 9명에 대한 재선임안이 통과되지 않았다. 결국 19명이 정족수인 이사회에는 10명만이 남게 됐다. 또 포괄적인 국기원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려는 이사회의 마지막 노력 역시 물거품이 됐다.

엄 이사장은 이사회가 불발된 뒤 “이사회 차원에서 국기원 정상화와 법정법인화를 매듭짓지 못하고 떠나게 됐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1972년 창설된 국기원은 그동안 고질적인 계파싸움으로 수차례 잡음을 냈다. 엄 이사장과 이승완 국기원 정상화추진위원장 측으로 대표되는 국기원 내 파벌 다툼이 첨예해진 것은 지난해 6월 21일로 태권도진흥법이 발효된 시점이다. 양측은 이 법에 따라 법정법인화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정관 개정 등을 놓고 맞섰다. 법정 공방까지 벌인 양측의 대립은 이달 중순 국기원 이사 정족수인 19명의 이사진 구성이 마무리돼 외형상 정상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사장마저 없는 심각한 행정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이날 이사회에 불참한 이승완 이사는 “상근이사들에게 제대로 통보도 하지 않았고,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사회를 소집했기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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