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광로 화력’ 포항, 3관왕 앞으로

  • 입력 2009년 9월 17일 02시 53분


코멘트
“이렇게 좋을 수가.” 포항 스틸러스가 16일 홈에서 열린 프로축구 컵대회 결승 2차전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5-1로 대파하고 1승 1무로 우승을 차지한 뒤 세르지우 파리아스 감독(앞줄 가운데)과 선수들이 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이렇게 좋을 수가.” 포항 스틸러스가 16일 홈에서 열린 프로축구 컵대회 결승 2차전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5-1로 대파하고 1승 1무로 우승을 차지한 뒤 세르지우 파리아스 감독(앞줄 가운데)과 선수들이 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부산 5-1 대파… 1승1무로 홈구장서 첫 우승

‘제 이름은 스틸야드입니다. 1990년 국내 첫 축구전용구장으로 태어났습니다. 2만 명을 품을 수 있습니다. 관중석이 그라운드와 가까워 현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19년간 포항 스틸러스와 동고동락하며 많은 경기를 치렀습니다. 이런 제가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습니다. 한 번도 우승 광경을 보지 못한 것입니다.’

19년간 홈에서 한 번도 샴페인을 터뜨리지 못한 스틸야드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그 아쉬움을 훨훨 날려버리게 됐다. 16일 열린 프로축구 컵대회 포항과 부산 아이파크의 결승 2차전. 스틸야드는 거대한 용광로였다.

포항은 철을 녹일 듯한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부산을 역대 컵대회 최다 골인 5-1로 완파했다. 1차전에서 1-1로 비겼던 포항은 2차전 승리로 컵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포항의 컵대회 우승은 1993년 이후 16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우승, 포항 홈구장에서의 우승은 처음이다. 2005년 세르지우 파리아스 감독(브라질)이 부임한 뒤 포항은 두 차례 우승했다. 하지만 2007년 K리그, 지난해 FA컵 우승은 모두 방문 구장에서 이뤘다.

포항은 이날 우승으로 올 시즌 3관왕 도전에 한 걸음 다가섰다. 포항은 16일 현재 정규리그 3위(승점 37점)로 2위 전북 현대와 승점 1점 차, 선두 FC 서울과는 승점 5점 차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선 8강에 올라 있다.

이날 포항은 경기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포항은 데닐손과 노병준 투 톱뿐만 아니라 김기동 황진성 등 미드필더들이 부산의 골문을 꾸준히 위협했다. 포항은 전반 6분 황진성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골 퍼레이드를 펼쳤다. 데닐손(전반 14분), 김기동(전반 32분), 황진성(후반 11분), 김태수(후반 33분)가 차례로 골을 넣었다.

파리아스 “월드컵 감독 희망”

한편 파리아스 감독은 경기 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는 대표팀 사령탑으로 참가하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브라질 감독인지, 어느 나라 감독인지 말해 달라고 하자 그는 한국말로 “몰라”라고 대답했다.

포항=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