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환, 이명 뚫고 퍼펙트 텐! 텐!

  • 입력 2009년 9월 9일 0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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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부도 金…컴파운드는 아쉬운 銀

경기 중에도 이따금씩 지끈거리는 머리. 하지만 백척간두의 상황이었다. 어지러움을 느낄 여유는 없었다. 마지막 두 발을 남겨 놓고 한국은 프랑스에 18점을 뒤지고 있었다.

8일 울산 문수국제양궁장에서 열린 제45회 세계양궁선수권 남자리커브 단체전 결승. 임동현(23·청주시청)이 10점을 쏜 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창환(27·두산중공업)이 활시위를 당겼다. 화살은 카메라가 설치된 표적 정중앙을 관통했다. 퍼펙트 골드. 오진혁(28·농수산홈쇼핑)까지 10점을 기록한 한국은 결국 222-220으로 승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에서만 2번이나 퍼펙트 골드를 기록한 이창환. 하지만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이창환은 “원인불명의 두통과 이명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금세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통증. 하지만 점점 심해져 훈련까지 지장을 받을 정도가 됐다. 사소한 심리상태 하나에도 예민한 양궁선수에게는 치명적이었다. 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까지 했지만 원인은 오리무중.

이창환의 소속팀인 두산중공업 최근철 감독은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부담감이 겹친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세계선수권을 마친 뒤 자기공명단층촬영(MRI)을 받을 예정. 이창환은 “경기 중에는 되도록이면 (통증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창환의 부상투혼은 9일 개인전에서도 계속된다. 4강 상대는 베이징올림픽에서 박경모(33·공주시청)를 누르고 금메달을 딴 빅토르 루반(28·우크라이나)이다.

한편, 주현정(27·현대모비스)-윤옥희(24·예천군청)-곽예지(17·대전체고)가 호흡을 맞춘 여자리커브대표팀도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을 224-209로 여유 있게 제치고 세계정상에 올랐다. 8일, 17번째 생일을 맞은 곽예지는 기쁨 두 배였다. 여자 컴파운드(양 끝에 도르래가 달린 활) 단체전 결승에서는 서정희(24·청원군청), 권오향(23·울산남구청), 석지현(19·한국체대)으로 구성된 한국(세계랭킹22위)이 러시아(1위)에 209-215로 패했다. 2엔드까지 113-105로 앞서던 한국은 3엔드에서 교대과정의 실수로 시간에 쫓겨 한 발이 0점 처리되는 불운을 겪었다.

울산|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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