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代 조선족 강미순 ‘테이블 반란’

  • 입력 2009년 9월 7일 02시 59분


코멘트
탁구 슈퍼리그서 김숭실 꺾어… 대우증권 첫승 견인

1-1로 맞선 3세트.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내리 5점을 내주며 0-5로 뒤졌다. 상대는 실업 10년차인 오른손 펜홀더 김숭실(28·한국마사회). 하지만 열여섯 살 된 소녀는 기죽지 않았다. 회전이 많은 서브와 강력한 드라이브로 반격에 나섰다. 11연속 득점으로 믿기지 않는 대역전승을 거뒀다. 그는 4세트마저 11-7로 이기며 활짝 웃었다. 조선족 출신 탁구 선수 강미순(대우증권·사진) 얘기다.

대우증권은 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KRA컵 슈퍼리그에서 신예 강미순의 맹활약에 힘입어 한국마사회를 3-0으로 완파했다.

강미순은 단식에서 베테랑 김숭실을 꺾은 데 이어 세 번째 복식에서도 전현실과 환상의 호흡을 맞추며 김숭실-박영숙 조를 3-0으로 이겼다.

중국 헤이룽장 성 다칭 출신인 강미순은 체육교사였던 아버지 강태복 씨의 권유로 여섯 살 때 라켓을 처음 잡았다. 지난해 중국 2부 리그 누능클럽에서 뛰며 6위에 오를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8월 자매결연한 현대시멘트의 초청으로 한국에 왔다. 현대시멘트 구단이 해체돼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될 뻔했지만 대우증권 김택수 총감독의 도움으로 국내 무대에서 뛰게 됐다.

강미순은 한국 국적을 얻은 뒤 3월 SBS 챔피언전을 통해 국내 무대에 데뷔했다. 김 감독은 “아직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지만 당예서와 석하정(이상 대한항공)을 능가하는 선수로 대성할 재목”이라고 평가했다.

대우증권 남자팀은 상무에 2-3으로 졌다. 상무는 2-2로 맞선 5단식에서 이정춘이 대우증권의 서영균을 3-2로 꺾었다. 농심삼다수는 지난해 챔피언 KT&G를 3-1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