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인사이드 볼파크] 박병호 LG 최초 홈런왕도 보인다

  • 입력 2009년 9월 2일 0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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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의 ‘10-20-30’ 플랜 LG 최초 홈런왕도 보인다

‘10-20-30.’LG 트윈스의 차세대 거포 박병호(사진)가 올시즌을 앞두고 세운 3년 계획이다. 올해 두자릿수 홈런을 치고 내년에 20홈런, 2011년에 30홈런을 치겠다는 야심찬 포부다.

1일 현재 박병호는 9개의 홈런과 2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남은 15경기에서 올시즌 목표인 두자릿수 홈런은 어렵지 않게 이룰 것이다. “홈런왕이 제 인생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꼭 꿈을 이룰 겁니다.”

박병호는 초등학교때 마크 맥과이어가 한시즌 70홈런을 때리는 것을 보고 홈런왕을 꿈꿨다고 한다. 중학교때 목동구장에서 120m짜리 대형홈런을 쳐 화제가 된 그는 성남고 시절에만 30여개의 홈런을 때리며 슬러거로 인정받았다. 특히 대통령배대회에서는 고교야구 최초로 4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며 강인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박병호는 올시즌 18.9타석당 1개의 홈런을 쳤다. 올해 홈런 20개 이상을 때린 13명의 타자 가운데 박병호보다 타석당 홈런비율이 앞서는 선수는 김상현과 최희섭, 페타지니, 송지만, 박석민 5명뿐이다.

그에게 풀타임의 기회가 주어졌다면 20개 이상의 홈런은 쉽게 쳤을지도 모른다. 그는 올해 다른 홈런타자들과 비교해 절반의 기회도 갖지 못했다. 박병호의 숙제는 변화구 공략이다. 그가 풀타임으로 뛰지 못하는 것도 변화구에 약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2군에서 홈런왕(24개)을 차지하며 나름대로 변화구에 적응했다고 믿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다. 변화구는 특히 신인타자들에게는 넘기 힘든 산이다. KIA의 김상현도 입단 10년째인 올해 들어서야 변화구를 치면서 최고 타자로 우뚝 서지 않았는가?

박병호는 얼마전 한화 김태균에게 “타석에서 헛스윙을 하든 삼진을 먹든 모든 게 경험이다. 망설임 없는 스윙을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좀더 적극적인 타자가 되겠다고 했다.

“변화구를 몰라서 당하는 게 아니라 알면서 당한다”는 게 신인타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볼인줄 알면서 방망이가 나가고 어떨 때는 스트라이크인줄 아는데도 방망이가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열심히 타석에서 싸우다 보면 몸과 마음이 일체가 될 때가 온다. 그 시기는 얼마나 노력하고 고민하느냐에 달려있다’는 LG 박용택의 이야기가 박병호 뿐만 아니라 많은 신인들에게 해답일 수 있겠다.

김재박 감독은 박병호가 “LG의 김동주가 돼야 한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김용달 타격코치는 “40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다. 노력하는 선수이기에 이른 시간내에 중심타자가 될 것이다”라며 큰 기대를 나타냈다.

LG 트윈스의 역대 최다홈런은 1997년 이병규가 기록한 30홈런. 외국인선수를 제외하면 이병규와 김재현(21홈런),김동수(20홈런) 단 세 명만이 20홈런을 기록했다.

LG는 MBC 시절을 포함해 한명의 홈런왕도 배출하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박병호는 그런 LG 트윈스에 사상 최초의 홈런왕 타이틀을 안겨줄 가능성 큰 기대주임에 분명하다.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그는 군복무를 마친 이제 23세의 젊은 선수 아닌가?

“홈런왕과 최고 1루수가 제가 야구를 하는 이유입니다. 아쉽지만 남은 시즌 잘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겠습니다.”

‘10-20-30.’박병호가 세운 3년 홈런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그가 초등학교때 꿈꾼 홈런왕이 될 날이 과연 언제일지 기대가 크고 관심도 크다.

이효봉 엑스포츠 해설위원.

야구해설가. 꿈이 있는 사람은 걱정이 없다. 실패와 낙심으로 힘들어도 꿈이 있어 이겨낼 수 있다. 선수들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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