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 스포츠] KIA ‘흥행홈런’ 2년간 1000만 관중

  • 입력 2009년 9월 1일 0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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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한국프로야구는 마침내 사상 처음 2년 연속 500만 관중동원을 기록했다.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덕분이다. 프로야구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은 이러한 팬들의 성원을 가슴깊이 간직해야 한다.

일반팬들이 야구장에 직접 방문하여 경기를 관전하기란 쉽지 않다. 야구 한게임 관전하기 위해서는 최소 5시간 정도가 필요하다. 현대사회의 경쟁구도와 스트레스, 교통체증 등을 생각하면 웬만한 사람은 무료입장이라 해도 선뜻 응하기 어렵다. 500만 관중동원은 오로지 팬들의 지극한 야구사랑 덕분이다.

올 시즌 관중폭발의 기폭제는 역시 롯데와 KIA의 선전이다. 2년 연속 100만 관중을 돌파한 부산 팬들의 롯데 사랑은 모두가 아는 일이고, 전국구 구단 KIA의 선전이 화제의 중심이다.

2009년 8월 KIA의 페이스는 ‘거침없음’ 그 자체다. 과거 타이거즈의 위용과 분위기가 재현되고 있다. 수도권 원정경기는 거의 홈경기를 방불케 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의 흥행은 누가 뭐래도 ‘엘롯기’가 쥐고 있다. LG가 올 시즌에도 부진한 것이 못내 아쉽기는 하지만, 동반 부진하던 시절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선두 KIA의 중심에는 ‘해결사’ 김상현(캐리커처)이 버티고 있다. 2001년 KIA에서 데뷔해 LG를 거쳐 올해 다시 KIA로 돌아온 김상현. 지난 8년 동안 통산 홈런이 불과 33개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만 31개의 홈런으로 반전의 역사를 집필하고 있다. 야구가 매력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조금 부족해도, 나이가 먹어도, 하드웨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노력만으로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김상현과 KIA는 ‘찰떡궁합’이 아닐 수 없다. LG의 ‘계륵’이었던 김상현은 KIA로 왔기 때문에 만개했고, KIA는 김상현 덕분에 전통의 팀 색깔 ‘대포군단’의 위상을 회복했다. 타이거즈의 영광을 기억하는 팬들의 심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이다. 꿈에도 그리던 V10이 아니던가.

필자는 가끔 상상한다. KIA와 롯데가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맞붙는다면, 얼마나 큰 구장이 필요할까. 몇 만명까지 입장가능할까. 경기장 분위기는 어떨까. 이런 상상을 하다가도 광주구장을 떠올리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타이거즈가 광주에 끼친 문화적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음에도 기반시설은 너무 열악하다.

특별히 즐거운 일도 없는 삶에 야구만이라도 보다 나은 여건 속에서 관전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열악한 구조 속에서 이룩한 500만 관중동원이기에 팬들에게 더욱 감사한 생각이 든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기에 최후의 결과는 누구도 모른다. 그러나 최종순위에 앞서 뜨거운 8월을 야구에 열광하게 하고, 입추의 여지없이 구장을 채우게 만든 건, KIA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남은 시즌이 더욱 흥미진진하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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