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브레이크] 허감독 “대표차출 유럽선 당연한 일”

  • 입력 2009년 8월 26일 09시 29분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이다. 최근 대표선수 차출을 놓고 불거진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허정무 대표팀 감독을 두고 하는 말이다. 25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OB축구연맹 발전기금 전달식’에 참석한 허 감독은 “서로가 발전하고 살아갈 수 있는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25일 협회와 연맹이 어느 정도 갈등 봉합의 수순을 밟긴 했지만, 그동안 허 감독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애매한 처지에 놓였었다.

○시작부터 잘못됐다!

“애초에 협회-연맹 간 명확한 조율이 필요했다”는 한 마디에 허 감독의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A매치는 한국축구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다. 사전에 일정 조율이 이뤄졌으면 좋았겠지만 지금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대표팀 및 K리그가 모두 돕고 살아야 하는데, 갈등이 지속되는 현 상황에선 어느 쪽도 이득을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K리그에 부담스럽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싶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하지만, 대표 차출에 대한 부분에선 입장이 명확했다.

6월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과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원정경기를 예로 든 허 감독은 “당시 우린 월드컵 본선행이 걸린 상황이었지만 기성용, 이청용 등 서울 일부 선수들에게 K리그 경기를 치른 뒤 현지에 합류토록 배려했다”면서 “유럽에선 대표선수 차출은 당연하다고 본다. K리그만 유독 대표선수가 없으면 일정을 소화할 수 없다고 보는 것 같다. 포항과 전남을 이끌 때에도 대표 차출을 적극 찬성했다. 새로운 선수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면 한다”는 견해를 전했다.

○아직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공문을 보낸 (해외파)15명을 전부 뽑진 않겠다”는 게 허 감독의 입장.

‘2주 전에 클럽에 대표소집 공문을 보내야 한다’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A매치 관련 규정에 따랐을 뿐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누가 선택될까.

“노장도 늘 고려 대상이다. 세대교체가 필요해도 그들의 소중한 경험까지 버릴 수는 없다. 항상 가능성은 남아있다.” 여기서 언급된 ‘실력 있는 노장’의 대표적 예가 설기현(풀럼)과 차두리(프라이부르크). 최근 영국과 독일을 방문한 정해성, 박태하 코치에게 보고받은 허 감독은 “(설)기현이는 꼭 필요하다. 프리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 개인 문제도 해결됐다. 기대가 크다”면서 “(차)두리도 분데스리가에서 팀 주축으로 자리 잡았고, 풀백으로서 경기력도 인정받았다. 늘 지켜봤다”며 긍정의 메시지를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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