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잘 날 없는 LG… 투-포수 경기중 말싸움 추태 이어

  • 입력 2009년 8월 24일 02시 50분


서승화, 후배체벌 드러나 또 파문

그라운드에서 후배 투수와 선배 포수가 말다툼을 했다. 2군에서는 선배가 후배에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사실상 7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LG의 씁쓸한 자화상이다.

LG는 23일 롯데와의 사직 경기를 앞두고 선발로 예고했던 서승화(사진) 대신 박지철을 마운드에 올렸다. 보름 전인 8일 당시 2군에 있던 서승화가 후배들을 집합해 놓고 꾸짖다 이병규를 다치게 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LG 관계자는 “이병규가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서승화는 선수로서 하면 안 될 행동을 했다. 일단 서승화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당시 상황을 더 알아본 뒤 추가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건 발생 이틀 전 KIA와의 잠실 경기에서는 투수 심수창과 포수 조인성이 경기 중 말싸움을 했다. LG는 두 선수에게 각각 벌금 100만 원과 2군 강등이라는 자체 징계를 내렸다. 구단 고위 관계자가 크게 화가 나 직접 지시한 만큼 심수창과 조인성이 올 시즌 1군에 복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라운드의 악동’ 서승화는 18일 두산전에서 자신의 최다 이닝을 소화하며 모처럼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지만 이번 사건으로 모처럼 잡은 선발 출전 기회를 놓친 것은 물론 다시 야구 인생의 기로에 섰다.

LG는 2006년 창단 후 첫 최하위의 수모를 당한 뒤 김재박 감독을 영입했다. 3년간 계약금 5억 원, 연봉 3억5000만 원 등 당시 역대 감독 최고 대우인 총액 15억5000만 원을 썼다. 그럼에도 LG는 2007년 5위, 2008년 8위에 그쳤다. 지난해 시즌 직후 사장과 단장까지 바꾸는 강수를 두면서도 김 감독에게는 자유계약선수(FA) 영입과 일부 프런트 인선까지 맡기는 등 되레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LG는 성적은 물론 선수단 관리에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그런 LG가 남은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궁금하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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