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별한 스포츠 사랑 과시했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 입력 2009년 8월 18일 17시 21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스포츠사랑은 각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스포츠를 국민 통합과 남북 화해를 이끈 통로로 사용했다. 재임 시절 체육계에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했다.

특히 재임 기간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던 2002 한일월드컵과 같은 해 열렸던 부산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이 개막하기 전에는 선수들의 훈련장을 찾아 미리 준비한 기념품 전달과 선전을 당부하기도 했다. 개막 이후에는 폴란드와의 첫 경기부터 스페인과의 8강전까지 대기실을 찾아 금일봉을 건네는 등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국가 수장의 세심한 관심은 월드컵 4강이라는 기적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김 전 대통령의 선수 방문은 병역혜택의 창구 역할을 했다.

당시 주장이었던 홍명보는 폴란드전 승리 이후 ‘16강 진출 성공 시 병역 혜택’을 건의했고, 김 전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수용한 뒤 16강에 오르자 선수들의 병역 특례 혜택을 지시하기도 했다.

또 월드컵이 막이 내리고 곧바로 열린 ‘아시아인의 축제’ 부산 아시안게임도 성공적으로 치러내 한국 스포츠 외교의 위상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데 기여했다.

무엇보다 김 전 대통령이 이뤄낸 체육계에서의 가장 큰 업적은 2000년 6월15일 남북 정상회담을 바탕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얼어 붙은 남북스포츠 교류에 물꼬를 튼 것. 1990년대 국제대회 참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던 북한의 마음을 돌려세우는데 초석을 다졌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북한의 미녀응원단 파견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직접 부탁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전에도 김 전 대통령의 남다른 스포츠 사랑은 이곳저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상회담을 통해 2000 시드니올림픽 때 남북한 선수단이 손을 잡고 동시에 입장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또 비인기스포츠의 인프라 개선과 스포츠계에서 소외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등 부단한 노력은 현재 한국이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민주화의 일환으로 스포츠란 매개체를 선택했던 김 전 대통령. 이제는 역사의 귀향길로 떠났지만, 그가 체육계에 쏟았던 남다른 사랑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동아닷컴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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