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모컵 아쉬움, 이정수가 달래줬다

  • 입력 2009년 8월 10일 02시 59분


일본 J리그 대표팀 이정수(교토·왼쪽에서 세 번째)가 8일 프로축구 한일 올스타전 조모컵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한국은 일본에 1-4로 완패했다. 인천=연합뉴스
일본 J리그 대표팀 이정수(교토·왼쪽에서 세 번째)가 8일 프로축구 한일 올스타전 조모컵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한국은 일본에 1-4로 완패했다. 인천=연합뉴스
日대표로 골 넣고 MVP도 수상
한일축구 올스타전서 1-4 무릎

승부가 기운 탓인지 경기 막판이 되자 관중들은 하나둘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경기가 끝난 뒤 시상식이 이어졌지만 관심을 갖는 이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최우수선수에 J리그 올스타 이정수!”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나오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밖으로 나가던 관중은 다시 경기장으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8일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한일 올스타전인 조모컵 대회. K리그 대표팀은 최성국(광주 상무)이 한 골을 넣었지만 J리그 대표팀 이정수(교토) 등에게 연속 골을 허용하며 1-4로 졌다. 대표팀은 이동국(전북 현대)과 데얀(FC 서울) 투 톱을 내세워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고 J리그 대표팀도 같은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하지만 대표팀은 경기 내내 허리 싸움에서 일본에 밀렸다. 제대로 된 공격 기회조차 잡지 못한 채 완패했다.

J리그 대표로 나선 이정수의 활약은 팬들에게 위안거리였다. 이정수는 지난해 조모컵에서 K리그 대표로 나서 3-1 승리를 도왔다. 올해는 J리그 대표로 나서 또 승리를 맛봤다.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이정수의 얼굴은 밝았고 자신감에 넘쳤다.

그는 “J리그에서 뛸 때처럼 공격과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자고 생각했다. 일본 리그에는 뛰어난 공격수가 많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갈수록 발전하는 나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수는 J리그 대표팀의 유일한 한국 선수. 그는 조모컵을 앞두고 K리그 대표팀을 상대로 골을 넣으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수원 삼성 출신인 그는 차범근 감독이 K리그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은 것도 부담스러웠다.

차 감독은 패배를 인정했다. 자신의 제자가 골을 넣고 최우수선수까지 된 것에 대해 “수비수로서 골 결정력까지 보여준 만큼 상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칭찬했다. 동지에서 적으로 만난 이정수의 성장에 박수를 보냈다. 축구 팬이나 차 감독이나 승부에서는 졌지만 또 한 명의 축구스타가 탄생했음에 흐뭇한 표정이었다.

인천=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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