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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8월 4일 0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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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KIA로 입단했던 김상현은 2002년 LG로 트레이드 됐다. 올 시즌도 LG 선수로 출발했다. 하지만 1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얻고도 2군에서 발휘했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4월 19일, LG가 KIA에 김상현과 박기남을 내주고 투수 강철민(30)을 데려온 이유다.
강철민은 어느 정도 검증된 유망주였지만 2006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후 1군 등판 없이 재활만 계속해왔다.
그러나 8개 구단 최고의 재활 시스템을 자랑하는 LG는 강철민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뒤 허약한 마운드에 수혈하겠다는 복안이었다. 늦어도 6월쯤에는 투입할 수 있을 거라 여겼다.
트레이드는 ‘즉시전력감’을 데려오기 위해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KIA는 김상현을 데려가자마자 꾸준히 경기에 투입했고,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물론 김상현에게 기회를 줄 만큼 줬고, ‘더 이상 자리가 없다’고 판단했던 LG로서도 크게 아쉬울 건 없었다. 문제는 김상현이 LG를 만날 때마다 더 펄펄 날았다는 점, 그리고 강철민의 복귀가 늦춰졌다는 점이다.
강철민은 재활을 마치고 2군 경기에 꾸준히 선발등판해왔다. 투구수도 경기당 100개까지 늘렸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동안 LG의 성적은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었다. 코칭스태프로서는 ‘1군에서 검증되지 않은’ 투수를 올리는 게 점점 부담스러워졌다. ‘검증된’ 류택현과 정찬헌을 끊임없이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4번의 실전등판을 마친 강철민은 이번 주 다시 한번 2군에서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LG 관계자는 “복귀 준비는 끝났다. 현재 컨트롤을 다듬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하지만 김재박 감독은 좀 더 두고 보자는 입장이다. 1군과 2군에서의 피칭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트레이드의 성패는 아직 갈린 게 아니다. 재활을 마친 강철민이 향후 팀 마운드의 주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LG는 눈앞의 1승이 급했다.
김상현이 KIA를 7년 만에 1위로 올려놓는데 큰 공을 세우는 동안 LG는 강철민을 활용하지 못한 채 패수만 늘려갔다. 결과적으로 아쉬움을 곱씹게 된 LG. 공교롭게도 4일부터 KIA와 잠실에서 맞붙는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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