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운 없는 류현진? 타자들 할만큼 했다!

  • 입력 2009년 8월 1일 08시 06분


득점지원율로 본 방어율10걸의 희비

투수는 아무리 혼자 잘 던져도 홀로 승리 투수가 될 순 없다. 9이닝을 완봉한다고 하더라도 동료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줘야 이길 수 있다. 선발의 경우,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내)를 하고도 승을 못 딸 수도 있고 5이닝 5실점을 하고도 팀 타선이 폭발하면 승을 따는 행운을 맛볼 수도 있다.

SK 김광현(21)은 31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전날, 개인 최다타이인 14탈삼진을 하고도 7이닝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1년 선배 한화 류현진(22)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대표팀에서 수차례 같이 활약했고, 현재 프로야구를 나란히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인 선배의 호투가 빛이 바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는 듯한 표정이었다.

김광현은 “5회까지 열 다섯개 (아웃) 중에서 플라이 세개, 땅볼 두개 그리고 나머지 열개는 모두 삼진이었다고 하던데…”라며 놀라움을 내비치면서도 아쉬운 듯 말을 잇지 못했다. ‘투수는 그래서 운이 있어야 한다’는 주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그는 ‘잘 던지고 승을 못 딴 기억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 이름이 ‘운광현’이에요. 모르셨어요?”라고 했다. 잘 던졌을 땐 승을 따고, 못 던지더라도 동료 타자들의 도움을 받아 패전을 면하는 건 물론 승을 딴 기억도 있다는 설명.

그렇다면 득점지원율로 본 방어율 10걸의 희비는 어떨까.

방어율 1위이자 12승(2패)으로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는 김광현의 득점지원율은 5.08.<표 참조> 그가 선발로 등판한 게임에서 SK 팀 타선은 9이닝 기준으로 5.08점을 뽑았다는 말이다. 반면 8승을 거둔 류현진의 득점지원율은 5.32로 김광현보다 오히려 높다. 류현진의 경우, ‘완봉승(7월 11일 잠실 LG전 등 두번)’ ‘9이닝 2실점(6월 28일 대전 롯데전) 완투패’ 등 강력한 이미지 효과(?)와 함께 꼴찌인 팀 성적과 맞물려 유독 더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상 그렇지 않은 셈. 물론 김광현이 안타까워하듯, 7이닝 2실점 14탈삼진을 하고도 패전 투수가 되긴 했지만 말이다. 방어율 10걸 중 득점지원율이 가장 떨어지는 투수는 의외로 KIA 양현종이었고, 고작(?) 3.61점에 불과했다.

잠실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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