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예선 탈락 이유는?

  • 입력 2009년 7월 26일 22시 00분


"예선 탈락이라고?"

'마린보이' 박태환(20·단국대)이 26일 이탈리아 로마의 포로 이탈리코 콤플렉스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남자 400m 10조 예선에서 3분46초04로 조 3위에 그쳐 예선 12위로 8강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실패하자 팬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딸 때 세운 아시아 기록(3분41초86)에 훨씬 못 미치는 기록이었다.

박태환의 부진은 SK 전담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이중생활'의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태환은 지난해 말 후원사인 SK의 도움을 받아 전담팀을 꾸렸다. 하지만 전담팀에 '진짜' 수영 전문가는 없었다. 한 수영 관계자는 "박태환을 좋아하는 사람만 있었지 그를 이끌 전문가는 없었던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 보니 전담팀은 박태환에게 끌려 다녔고 이는 훈련 부실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박태환은 올해 미국 전지훈련을 두 차례 다녀왔는데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2차 전지훈련 때인 5월 말 출전한 자넷 에반스 대회 자유형 400m에서 3분52초54를 기록해 자신의 최고 기록에 10초 이상 뒤졌다.

노민상 대표팀 감독은 6월초 박태환이 돌아왔을 때 "시간이 얼마 없어 큰일"이라며 훈련 부족을 인정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때 박태환의 금메달 획득에 도움을 준 송홍선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도대체 박태환을 어떻게 훈련시켰기에 이런 결과를 낳았는지 모르겠다"며 SK 전담팀에 불만을 터뜨렸다. 송 박사는 "박태환이 이번 실패를 계기로 열심히 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배웠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초반부터 치고 나갈 생각이었는데 페이스가 늦었다. 전반에 많이 떨어져 후반에 따라잡기 힘들었다. 기대만큼 실망도 컸을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좋은 경험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훈련량이 부족한 결과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휴식이 필요했던 시기"라고 해명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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