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다리파워 ‘업’

  • 입력 2009년 7월 4일 02시 52분


전담팀, 박태환 몸 만들기 6개월
근력 12% ↑… 어깨 균형도 잡아

“세계수영선수권 우승과 올림픽 2연패를 위해 최고의 몸을 만듭니다.”

김기홍 체력담당관(38)과 박철규 의무담당관(38). SK텔레콤 스포츠단의 박태환 전담팀에서 ‘마린보이’ 박태환의 몸을 위해 뛰는 사람들이다. 수영은 좌우상하를 고루 움직이며 앞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어느 운동보다 균형 잡힌 몸이 중요하다.

박태환 전담팀은 지난해 10월부터 박태환의 몸만들기를 도맡았다. 박태환이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수영 역사를 새로 쓴 직후였다. 일반인이 보기에 박태환의 몸은 완벽 그 자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달랐다. 당시 박태환은 하체, 특히 허벅지와 발목이 약해져 있었다. 또 박태환의 키(183cm)는 서양 선수들에 비해 작은 편이다. 근력과 유연성 향상은 필수적이었다.

이에 따라 박 의무담당관은 박태환의 몸 상태를 세밀하게 진단해 왔다. 2개월 단위로 정밀검사를 했다. 신체 각 부분의 근육량을 꼼꼼히 재고 각종 장비를 동원해 근력 테스트를 했다. 심폐지구력 검사와 체성분 검사를 했다. 혈액 분석을 통해 간 기능과 성장 호르몬 등의 상태를 체크했다. 김 체력담당관은 이를 바탕으로 근력과 유연성 등 체력 증진 프로그램을 짠다. 운동량 측정을 매일 하면서 몸 상태를 살핀다. 17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막을 올리는 세계선수권처럼 큰 규모의 대회를 앞두고 지난겨울부터 6개월이 넘는 장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수영에 필요한 근육량을 최대치로 키웠다. 근력을 강화하고 지구력을 유지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전담팀은 박태환의 몸과 관련한 모든 것을 관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먹는 것 하나까지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철저한 관리로 박태환의 다리 근력은 지난해 10월보다 약 12% 늘었다. 오른쪽 어깨가 약간 더 튀어나온 것도 바로 잡혔다. 김 체력담당관은 “뛰어난 재능이 있어도 관리 소홀로 망가지는 선수가 많다”며 “부상 예방과 더불어 이상적인 몸을 만드는 데 만전을 기해 박태환이 오랫동안 정상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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