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번트 킹’서 갈매기 MVP로 우뚝

  • 입력 2009년 6월 17일 08시 13분


로이스터 “김주찬은 대기만성형”

“우리팀 전반기 MVP는 김주찬(사진)이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16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전반기 부상자 속출로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주찬(28)을 극찬했다. 그러면서 전반기 최고의 수훈선수로 그를 지목했다.

김주찬은 2000년 삼성에 입단해 이듬해 마해영과 유니폼을 맞바꿔 입으며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그리고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한 지난해부터 비로소 재능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지난해 규정타석을 채운 채 3할대 타율(0.313)을 달성했다. 그리고 올 시즌에도 15일까지 3할대를 오르내리는 꾸준한 타율(0.295)과 함께 팀내 최다안타(71), 최다득점(42), 최다도루(14)를 기록하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은 “득점과 도루, 그리고 타점까지 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무엇보다 팀이 필요할 때 1루수도 보고 외야수도 보면서 팀을 위해 많은 것을 해준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처음 김주찬을 봤을 때 번트를 잘 대고, 발 빠른 선수였지만 이제는 경기를 이기는 데 필요한 선수로 발전했다”고 덧붙였다.

로이스터의 눈에 비친 김주찬이 변화된 모습은 여러 가지다. 로이스터도 그 중 두려움이 없어진 것을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그리고 집중력이 높아졌고, 그라운드에서 최고가 되길 원하는 선수로 변모했다고 소개했다.

로이스터는 또한 “의외의 수확은 김민성의 발견”이라면서 “김주찬과 김민성의 꾸준한 활약이 없었다면 순위싸움에서 이만큼도 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고마워했다.

지난해만 해도 김주찬의 활약에 대해 ‘한해만 반짝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평가가 있었지만 이젠 완전히 자리를 잡은 느낌이다. 항상 ‘가능성 있는 선수’로만 평가받다 선수생활을 접는 선수가 부지기수다. 김주찬은 오랜 기다림 끝에 비로소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절망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은 까닭에 열매를 딴 김주찬은 ‘대기만성(大器晩成)’의 전형이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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