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여우의 변신…LG 신바람

  • 입력 2009년 5월 4일 07시 50분


LG 김재박 감독(사진)의 고향은 대구다. 그래서일까? 무뚝뚝하지만 속정이 깊은 ‘경상도 사나이’로 팀을 이끌어왔다. 자상함보다는 선수단 전체를 선 굵게 이끌어가는 ‘엄한 아버지’ 같은 스타일이다.

그런 김 감독이 최근 달라졌다. 그리고 LG도 함께 변하고 있다. 3일 잠실구장 히어로즈 전을 앞두고 타격훈련을 하던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쳐나온 김 감독을 보고 깜짝 놀랐다. 김 감독은 토스 배팅을 하던 박경수에게 직접 볼을 던져줬다. 환한 미소와 함께 박경수의 타격자세를 교정해주고 친절히 시범도 보였다. 한참 동안 볼을 올려주던 김 감독은 다시 배팅 케이지로 자리를 옮겼다. 장비를 챙기던 권용관을 불러서는 “워낙 용관이가 직구를 잘 치니까 변화구가 많이 들어오잖아, 변화구를 더 잘 공략하려면 지금보다 조금 늦게 어깨를 열면서 때리는 게 좋을 거야”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역시 인자한 미소와 함께였다.

재작년 현대에서 LG로 자리를 옮긴 뒤 김 감독이 경기 직전 선수들의 훈련을 직접 챙기는 모습은 흔치 않은 광경. 훈련 때 특정 선수에게 조언한 것도 좀처럼 보기 드문 모습이다. 김 감독의 사뭇 다른 모습에 선수들 대부분은 당황해했다. 그러나 당황은 금세 활력과 패기로 변했다. 최근에는 김 감독이 응원가를 따라 부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엄한 감독보다는 선수들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간 인자한 ‘큰 형님’ 같은 모습이다. 마침 지난 시즌 꼴찌 LG의 성적도 3일 5할 승률 복귀와 함께 3위까지 치솟았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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