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후끈했다. 주심의 판정은 물론, 심지어 맨유 선수들의 사소한 실수에도 팬들은 경기장이 떠나갈 듯 요란한 질타를 퍼부었고, 토트넘 원정 팬들도 맨유로 이적한 베르바토프가 볼을 잡으면 엄청난 야유로 치열한 기 싸움을 전개했다. 벌겋게 상기된 채 필드를 주시한 퍼거슨은 헐 시티에 3-1승을 거둔 리버풀의 EPL 선두를 빼앗을 승부수를 후반에 띄워야 했다. “퍼거슨은 남은 모든 경기를 이겨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또 그럴 역량이 있다”고 평가한 레드냅은 2골 차 리드에도 불구하고 신중한 표정으로 예고된(?) 퍼거슨의 반격을 기다리고 있었다. 퍼거슨은 후반 시작과 함께 테베즈를 투입해 호날두-루니-베르바토프 등 빅4를 모두 가용하는 총공격 모드로 전환했다. 그리고 결실은 이 경기의 중대 터닝 포인트, 호날두의 페널티킥에서 시작됐다. 좀처럼 벤치를 벗어나지 않고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레드냅이 터치라인까지 달려 나와 격렬히 항의한 것도 이 순간. 결국 호날두의 PK성공으로 기세가 오른 맨유는 무려 5골이라는 골 폭풍을 몰아쳐 토트넘을 완파했다.
맨유는 온통 축제 무대였으나 박지성의 결장은 아쉬웠다. 3월 MVP에 선정된 그는 23일 포츠머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엔트리 제외란 수모를 맛봤다. 이 달 팀이 치른 7경기에서 결장한 4번째 경기. 그 중 3경기는 아예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당초 장거리 이동과 시차 등 컨디션 조절 및 체력 안배로 분석됐으나 결장 시간이 늘어나면 의혹도 차츰 증폭될 수밖에 없다.
맨체스터(영국) | 전홍석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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