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강동희의 아름다운 경쟁

  • 입력 2009년 4월 25일 02시 55분


년 동안 프로농구 동부에서 한솥밥을 먹은 전창진 감독(오른쪽)과 강동희 코치. 전 감독은 KTF, 강동희 코치는 동부 감독으로 다음 시즌부터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사진 제공 김동준 씨
년 동안 프로농구 동부에서 한솥밥을 먹은 전창진 감독(오른쪽)과 강동희 코치. 전 감독은 KTF, 강동희 코치는 동부 감독으로 다음 시즌부터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사진 제공 김동준 씨
감독-코치 4년간 호흡

새 사령탑 맡아 새출발

프로농구 동부의 코칭스태프로 4년 동안 호흡을 맞춘 전창진(46)과 강동희(43).

그들은 24일 새벽까지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서 소주잔을 기울였다. 이젠 각자의 길을 걷게 된 데 따른 진한 아쉬움에 서로의 손을 맞잡고 눈물까지 흘렸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 전창진 감독은 새롭게 KTF 사령탑을 맡아 기자회견에 나섰다. 같은 날 강동희 코치는 동부 구단 관계자와 만나 감독 승격에 합의했다.

전 감독은 KTF와 계약 기간 3년으로 역대 프로농구 최고인 연봉 3억5000만 원에 사인을 한 뒤 “변화가 필요했다. 6월 KT와 KTF의 합병에 맞춰 농구단도 새롭게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당초 감독직을 망설이다 전 감독의 적극적인 권유로 동부 지휘봉을 잡기로 결심한 강 신임 감독은 “전 감독님이 워낙 잘 다져 놓으셨기에 부담스럽다. 노력하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감독의 뒤를 이어 그 밑에 있던 코치가 후임이 된 경우는 프로농구 13시즌 만에 처음이다.

학연과 지연도 없던 전 감독과 강 감독은 4년 전 TG삼보(현 동부)에서 한 배를 탔다. 당시 LG 코치를 관둔 뒤 쉬던 강 감독을 전 감독이 코치로 부른 것. 모기업의 부도로 한동안 월급도 받을 수 없었지만 이들은 동고동락한 끝에 지난 시즌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동부 출신 김승기 코치, 손규완과 코칭스태프를 구성한 전 감독은 기자회견 후 바로 트레이너, 매니저 등과의 미팅으로 선수들의 몸 상태부터 꼼꼼히 챙기며 지난 시즌 꼴찌였던 KTF의 재건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