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의 깨달음 “고기 조심!”…3G만에 성남 시행착오 2가지

  • 입력 2009년 3월 26일 08시 21분


성남 일화 신태용(39) 감독이 3경기 만에 데뷔 첫 승을 거뒀다. K리그 정규리그 2경기에서 대구와 울산을 상대로 2무를 기록했던 성남은 25일 개막한 컵 대회(피스컵 코리아) 강원 원정에서 승리를 맛봤다. 2경기에서 시행착오를 겪은 뒤 얻은 승리라는 점에서 초보 감독의 기분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신 감독의 시행착오는 무엇이었을까.

●경기 전엔 고기를 많이 먹지 말자

성남은 K리그 개막을 앞두고 페이스가 좋았다. 일본에서 치른 전지훈련 6경기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다. 신 감독은 “일본에서 너무 페이스가 좋아 K리그에서 일을 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초반 대진도 괜찮아 기대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남은 의외로 개막전에서 약체로 꼽히는 대구와 1-1로 비겼다. 비긴 게 다행이라고 할 정도 경기 내용도 엉망이었다. 선수들 몸이 전체적으로 무거웠다. 원인을 곰곰이 생각하던 신 감독의 머릿속에 경기 이틀 전에 먹은 고기가 떠올랐다.

대구에 도착한 성남 선수들은 음식점을 찾아 20여명이 무려 150인분의 고기를 먹어치웠다. 이러니 경기 당일 선수들의 몸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신 감독은 “고기가 너무 맛있어 막 먹다보니 선수들을 자제시키지 못했다. 나도 많이 먹었는데 경기를 앞두고 생각이 짧았다”며 시행착오를 인정했다.

●페널티킥 키커는 미리 정하자

개막전에서 실패를 맛본 신 감독은 14일 울산과의 홈경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첫 경기를 망쳐 선수들 컨디션 조절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경기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 중반 페널티킥까지 얻어내며 승리할 수 있는 찬스를 잡았다.

이 때 라돈치치가 볼을 잡고 페널티킥을 차려고 했다. 신 감독은 머리를 스치는 불길함에 모따가 찰 것을 지시하려 했다. 그러나 이미 목이 쉰 신 감독의 말은 전달되지 않았다. 소리를 치려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던 것. 결국 라돈치치가 찬 볼은 어이없게도 골대를 한참 넘어가 버렸고, 분위기가 가라앉은 성남은 울산과 득점 없이 비겼다.

신 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 종료 후 김인식 감독님이 이치로를 고의4구로 내보내라고 사인을 냈어야 했다는 말을 했는데 나도 같은 심정이었다”며 “하필 그때 목소리가 안 나와서 그냥 라돈치치를 믿었는데 결과가 안 좋았다”며 아쉬워했다.

강릉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사진 ㅣ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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