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하승진 “골밑싸움 양보못해”

  • 입력 2009년 3월 26일 02시 58분


KCC 하승진, 허재 감독과 전자랜드 최희암 감독, 서장훈(왼쪽부터)이 25일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열린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손을 맞잡으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KCC와 전자랜드는 4강 진출을 놓고 5전 3선승제로 승부를 겨룬다. 연합뉴스
KCC 하승진, 허재 감독과 전자랜드 최희암 감독, 서장훈(왼쪽부터)이 25일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열린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손을 맞잡으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KCC와 전자랜드는 4강 진출을 놓고 5전 3선승제로 승부를 겨룬다. 연합뉴스
전자랜드-KCC 4강티켓 놓고 맞대결

고래 심줄처럼 질긴 인연이다.

프로농구 전자랜드 서장훈(35·207cm)과 KCC 하승진(24·222cm). 이들은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나란히 기자회견 무대에 섰다. 전자랜드와 KCC가 28일부터 4강 진출을 다투게 됐기에 소속팀의 얼굴로 초대를 받았다.

서장훈은 올 시즌 개막에 앞서 하승진과 KCC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데 대해 “조용히 지내나 했더니 피곤하게 됐다”고 심경을 밝혔다. 국내 최장신 하승진의 가세로 KCC가 주목받으면서 덩달아 자신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돼 부담스럽다는 뜻이었다. 거인 콤비로 주목받았지만 이들의 ‘동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하승진 때문에 입지가 좁아진 서장훈은 출전시간 감소에 따른 불만으로 갈등을 빚다 지난해 12월 전자랜드로 트레이드됐다.

그랬던 이들이 이제 포스트시즌에서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펼치게 됐다. 친정팀 KCC와의 대결에 대해 서장훈은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경기에만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서장훈은 또 “올 시즌 KCC에서 20경기를 뛰었다. KCC가 6강에 진출한 데는 내 역할도 있었다고 본다”고 은근히 옆에 앉아 있던 허재 KCC 감독을 자극했다. 이 발언에 허 감독의 얼굴은 굳어지기도 했다.

하승진은 “미국에서 뛸 때 팀이 늘 하위권이었다. 내 생애 첫 플레이오프여서 너무 기쁘다. 장훈이 형을 맡아야 되는데 외곽 슛이 좋고 농구 센스가 뛰어나 부담이 크다. 정신무장을 단단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CC는 서장훈과 하승진이 함께 뛸 때 2전 전승을 포함해 전자랜드에 4승 2패로 우위를 보였다. 이들은 3차례 맞대결을 벌였는데 서장훈이 평균 17.7득점, 4.7리바운드를 올렸으며 하승진은 11.7득점, 8.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G와 6강전을 치르는 삼성 안준호 감독은 특유의 사자성어를 이용한 화법으로 눈길을 끌었다. 안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오른 6개팀의 전력 차가 없어 난형난제, 용호상박이 될 것”이라며 “4쿼터와 큰 경기에 강한 삼성의 강점을 살리겠다”고 출사표를 냈다.

정규 시즌 우승으로 4강전에 직행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노련한 삼성의 승리를 예상했다. 2위 동부의 전창진 감독은 “하승진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KCC 쪽의 승산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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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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