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후배들아, 큰 꿈을 품고 야구를 즐겨라”

  • 입력 2009년 3월 23일 14시 41분


“후배들이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야구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조성민(36)이 미래의 한국야구를 이끌 고등학교 선수들에게 큰 목표를 가지고 ‘즐기는 야구’를 하라고 조언했다.

21일 제6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스포츠동아 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신일고와 장충고의 서울 라이벌전이 펼쳐진 서울 목동야구장.

지난 1991년 신일고 졸업생인 조성민은 오후 늦게 운동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15년 이상 차이 나는 모교 신일고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후배들의 경기를 보고 있으니 옛 추억에 잠긴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연 조성민은 아마추어 시절에 대해 알려달라는 질문에 쑥스러운 웃음을 보이더니 이내 즐겁게 지난날을 떠올렸다.

“아직까지도 황금사자기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저는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선발 맞대결을 펼쳤던 박재홍(현 SK 와이번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습니다. 통쾌했었죠.”

조성민은 황금사자기가 낳은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다. 고교시절 임선동(휘문고), 박재홍(광주일고)과 최고를 다퉜던 조성민은 140km 후반대에 육박하는 빠른 직구와 각도 큰 변화구를 앞세워 제45회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우수투수상을 수상하며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기도.

게다가 출중한 외모 덕에 상대팀 여학생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을 정도로 일찌감치 스타성을 과시하기도 했다.

조성민은 “내가 선수로 활약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확실히 요즘 고교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된 것은 분명하다.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는 제반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며 높아진 선수들의 기량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도 그는 어린 선수들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요즘 선수들은 끈기가 부족해보인다. 예전에는 야구를 전업으로 생각하고 죽기살기로 운동만 할 수 있었지만, 인터넷과 선수를 현혹시키는 것이 많이 생겨나면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

특히 조성민은 어린 선수들이 국내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큰 포부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지 않는 이상 야구선수로 성공하기 힘들다. 최근 프로에서 소리없이 사라지는 신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졸업 후 프로에 뛰어드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대학에 진학해 기량을 끌어 올리는 것도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다. 국제대회에 출전해 시야도 넓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쌓은 많은 인맥을 통해 유니폼을 벗은 후에도 야구와 관련된 일을 계속 할 수 있다”고 진심어린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해외진출이라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던 그는 국내 프로구단들의 좋은 영입조건을 뿌리치고, 대학의 길을 선택한 뒤 1995년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한 바 있다.

현재 한국 야구 발전과 관련된 사업을 진행중인 조성민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는 한국 야구대표팀 후배들을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조성민은 “열악한 인프라 속에서도 세계 정상급 전력을 가진 국가들을 물리치고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후배들이 자랑스럽다.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고 금의환향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대표팀을 격려했다.

동아닷컴 황금사자기 특별취재반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사진=하정탁 대학생 인턴기자

문자중계=박형주 대학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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