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난 태극전사…대표팀 속앓이, 컨디션 난조·부상자 속출 비상

  • 입력 2009년 3월 14일 07시 56분


이젠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하는 시기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13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의 평가전을 끝으로 애리조나 훈련을 모두 마쳤다. 이제는 컨디션을 조절하고 16일부터 열리는 2라운드에 돌입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대표팀에는 크고 작은 부상선수와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선수가 속출해 비상이 걸렸다. 우선 컨디션이 저하된 선수들이 남은 3일간 얼마나 몸을 추스리느냐가 최대숙제다. 하와이 전지훈련 후 일본에서 열린 1라운드에 참가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는 험난한 여정으로 인해 선수들은 시차적응에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쿄에서 시차에 겨우 적응했는데 다시 시차를 뒤집어 적응하려니 아무리 신체 건강한 야구선수들도 몸에 무리가 올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여기에다 일교차가 큰 애리조나의 사막기후로 감기몸살을 앓는 선수가 많다. 선수들은 12일 샌디에이고전과 13일 다저스전을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치렀다. 제대로 경기력을 발휘하기 힘든 형편이었다. 특히 최정은 12일 샌디에이고와의 평가전 직후 숙소에 돌아가 구토와 함께 손발저림 현상까지 겹쳐 링거를 맞았다. 13일 다저스전에 불참하고 호텔에서 쉴 수밖에 없었다.

또 다저스전 선발명단에서 중심타자인 김현수 김태균 이대호가 빠진 것도 시차부적응으로 인한 수면부족과 감기몸살 탓이었다. 김현수는 경기 전 눈이 거의 풀린 상태로 덕아웃에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 윤석민도 당초 이날 경기에서 투구감각을 가다듬을 예정이었지만 역시 같은 이유로 등판이 불발됐다. 김인식 감독은 “임창용을 내는 타이밍에는 원래 윤석민이 등판해야했지만 불펜투구 중 밸런스를 잃었다고 해 임창용으로 길게 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7회 2사 만루 위기에 등판해 불은 끈 임창용은 8회 2볼넷, 1사구, 1안타로 2점을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임창용은 “투구가 길어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첫날에는 잘 잤는데 어제(12일) 잠을 설쳤다”고 고백했다.

시차문제는 서서히 적응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날 경기에서 이종욱(6회)과 고영민(8회)이 상대투수의 투구에 맞아 대표팀이 긴장하기도 했다. 이종욱은 숀 에스테스의 투구에 갈비뼈 부근을 맞았는데 멀리서 듣기에도 ‘딱’ 소리가 날 정도였다. 고영민은 궈홍즈의 공에 다리를 맞았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드러나 안도했지만 통증이 빨리 가라앉아야 정상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기에 대표팀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피닉스(미 애리조나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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