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융의 WBC 리포트] 투·타·주…파워의 승리

  • 입력 2009년 3월 7일 07시 26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만전을 통해 본 한국야구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파워’다. 타격은 물론 달리기와 피칭에 걸쳐 전체적으로 힘이 느껴진다. 세이부-요미우리 평가전에 비하면 갈수록 컨디션이 올라가는 느낌이다.

한국은 1회 6점을 냈지만 이후 추가 득점도 의미가 있다. 한국의 초점은 7일 일본전이기에 감(感)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한번이라도 더 타석에 서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놓아주어선 안 되는 상황이었다.

대만 선발 리전창은 상하 폭이 넓은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지 못하고, 좌우 코너워크 위주로 던지다 조기 강판됐다. 임기응변이 안됐다. 한국 선발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결정구 삼아 좋은 피칭을 보였지만 가끔 볼이 높게 들어왔다. 대만이 아니라 일본의 중심타선에 걸리면 장타를 맞을 수 있다.

대만이 제1선발을 내고도 완패, 한국의 8강 진출은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단 일본엔 리전창 수준의 투수는 없다. 13명 전원이 강한 투수들이다.

한일전은 투수전을 예상한다. 단 한국의 선발 피처가 변수다. 한국 김광현과 일본 마쓰자카가 양 팀 타선을 견뎌낸다고 가정하면 중반 이후 실수에서 승부가 결정날 수 있다. 여기서 실수란 수비, 번트뿐 아니라 투수의 실투까지 포함되는 말이다. 또 한국은 ‘이 경기를 져도 다음에 대만만 이기면 미국에 간다’는 안이한 생각은 금물이다.

총합적 파워에서 한국-일본은 비슷한 힘을 지니고 있다. 단 일본은 투수력이 높으니까 한국 선발이 초반에 맞으면 그대로 끝나 버린다. 반면 일본은 5일 중국전에서 드러났듯 타격의 연결이 잘 안 된다. 오늘(6일) 진구구장에서 연습을 했지만 실전이 아니기에 감이 얼마나 올라왔을지 미지수다. 하라 일본 감독의 연결야구는 곧 WBC 1회 대회 우승감독 오 사다하루의 스몰볼과 같은 맥락이다.

한일전의 심리적 부담은 일본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은 베이징의 빚을 갚아야 된다는 부담이 있다. 5:5라고 전망하고 싶다. 물론 한국과 일본이 8강에 가겠지만 1위냐 2위냐는 프라이드가 걸린 문제다.

도쿄 | 스포츠동아 일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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