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은 하와이에서 도쿄로 넘어올 때 김병현의 49번 유니폼을 그대로 가져왔다. 임자가 하와이에 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챙겨온 것이다.
그런데 이 유니폼이 5일 긴요하게 쓰였다. 4일 황두성 대체멤버로 전격 합류한 임태훈이 이 유니폼을 임시로 지급받아서 5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진구구장에서 실시된 최종 훈련에 참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임태훈의 체구는 김병현과 흡사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박근찬 과장은 “바지와 점퍼는 김병현 것을 입었다. 6일엔 한국에서 임태훈의 유니폼이 완성돼 도착한다”고 들려줬다. 임태훈은 상의 유니폼은 김광현의 31번 홈 유니폼을 입었다. 김광현은 푸른색 원정 유니폼으로 훈련에 임했다. 묘하게도 둘은 불펜에 같이 들어가서 똑같은 31번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면서 -김광현은 좌완, 임태훈은 우완- 구질을 점검했다.
임태훈은 32번을 선택했다. 5일 첫 연습이자 마지막 리허설에서 WBC 공인구로 처음 연습 투구를 했다. 임태훈의 합류에 일본 기자들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중도 탈락한 선수가 이번엔 중도 발탁됐다”라고 정확히 파악, 높은 관심도를 짐작케 했다.
도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화보]WBC 개막! 대만전 하루 앞둔 한국 마지막 담금질 현장
[관련기사]류현진 “대만 꿇어!”…선발 출격 ‘첫 승 책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