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오버랩] 기분좋은 ‘대만의 추억’…이번에도

  • 입력 2009년 3월 6일 07시 43분


한국은 어느새 일본에 견줄만한 실력을 갖춘 야구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대만도 만만치 않은 전력으로 한국의 발목을 잡곤 했다. 예나 지금이나 한수 아래로 얕잡아 봐도 될 만큼 호락호락한 상대는 결코 아니다. 프로선수들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기 시작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이후로도 비록 상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10승7패로 앞서있지만 뼈아픈 패배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2003년 ‘삿포로 참사’-2006년 ‘도하 쇼크’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 예선으로 2003년 11월 일본 삿포로에서 펼쳐진 제22회 아시아선수권대회.

한국은 첫 경기에서 마주친 대만에 4-5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4-2로 앞선 상태에서 9회말 수비에 들어갔지만 임창용이 석연찮은 연속 볼넷을 내준 뒤 구원등판한 조웅천이 끝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적시타 2개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분위기는 급변했고 조웅천은 끝내 연장 10회 2사 만루서 통한의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2차전 상대 중국을 6-1로 꺾었지만 3차전에서 일본에 0-2로 완패한 한국은 1승2패로 결국 올림픽 출전권을 놓쳤다.

2006년 11월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은 대만에 일격을 당했다. 공교롭게도 삿포로에 이어 도하에서도 대표팀 사령탑은 김재박 감독이었다.

6개국 풀리그로 메달 색깔을 가린 대회 첫 경기에서 다시 대만과 격돌한 한국은 홈런 2방을 허용하며 2-4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한국이 순수 국내파로 라인업을 짠 반면 대만은 해외파를 대거 출동시킨데 따른 결과로 풀이할 수도 있지만 8개월 전 제1회 WBC에서 4강 신화를 달성했던 한국에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순수 아마추어로만 구성된 일본에도 7-10으로 패한 한국은 동메달에 그쳤다.

○도쿄&베이징 진땀 승리…달콤한 열매로!

2006년 3월 제1회 WBC 아시아 라운드. 당시에도 1차전 상대는 대만이었다. 서재응-김병현-구대성-박찬호의 철벽 계투를 앞세운 한국은 2-0으로 기분 좋게 승리했다. 그러나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는 진땀을 쏟았다. 2사 1·3루서 대타 잔즈야오가 박찬호로부터 중견수쪽으로 빠질 듯한 총알 타구를 뽑아냈다. 그러나 ‘국민 유격수’ 박진만이 이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서는 2루로 송구, 승리를 갈무리했다. ‘빠졌더라면 어땠을까’하는 노심초사한 장면이었다.

한국은 이 승리를 시작으로 일본까지 연파하며 무적의 6연승 행진 끝에 기적의 4강 꿈을 일궜다. 지난해 8월 베이징올림픽 본선리그에서도 한국은 대만에 초반 8-0으로 앞서며 일찌감치 승부를 가르는 듯하다가 혼쭐이 난 끝에 9-8, 1점차 승리를 거뒀고 이를 발판 삼아 9전승 금메달 신화를 창조할 수 있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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