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투수’ 마쓰자카 몸쪽 공을 때려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3월 5일 02시 58분



한국, 내일 대만 꺾으면 7일 日과 격돌… 타자들 몸쪽 승부구 대비해야

“한국의 약점은 몸쪽이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들은 4일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기사를 실었다.

전날 열린 요미우리와의 평가전에서 한국 타자들이 몸쪽 빠른 공에 손을 대지 못했다는 것. 일본 대표팀 배터리가 몸쪽 볼을 배합해 공략하면 최대 라이벌 한국을 손쉽게 꺾을 수 있다는 ‘친절한 조언’까지 곁들였다.

전날 경기만 보면 일본이 그럴 만했다. 한국은 5명의 투수를 상대로 1점도 얻지 못하고 0-3으로 완패했다. 김인식 감독(한화)이 경기 뒤 “오른손 타자는 오른손 투수의, 왼손 타자는 왼손 투수의 몸쪽 공을 제대로 쳐내지 못했다”고 말한 것도 일본의 호들갑을 부추겼다.

요미우리는 이날 마운드에 올린 5명의 투수 가운데 4명을 오른손 투수로 채웠다. 한국 타자들이 왼손 투수를 상대한 것은 8회뿐이었다.

한국전 선발로 예정된 일본 오른손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를 위해 요미우리가 대신 나섰다는 얘기는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 라운드는 실질적으로 요미우리신문사가 주관하고 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는 대표팀을 위해 요미우리가 나선 것은 당연한 수순. 반면 요미우리는 자국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는 주로 왼손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일본 킬러’ 김광현(SK)을 대비하라는 배려였다.

4일 대표팀은 오후 2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도쿄돔에서 연습했다. 타격 훈련을 지도한 이순철 코치는 ‘몸쪽 공에 대비한 훈련을 했느냐’는 질문에 “몸쪽 공에 대한 훈련은 타자라면 항상 하는 것이다. 어제 부진은 전날 세이부전에 집중했던 선수들이 지친 데다 타순이 많이 바뀐 탓일 것”이라고 말했다.

요미우리 포수 사네마쓰 가즈나리는 평가전 뒤 “몸쪽으로 힘을 실어 제구된 공은 쉽게 맞지 않는다”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 말을 전해들은 이 코치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 공은 어떤 타자도 쉽게 못 친다.”

한국이 6일 대만을 꺾으면 7일 일본과 만날 게 확실하다. 마쓰자카를 비롯한 일본 투수진은 한국 타자의 몸쪽을 집중 공략할 것이다. 그때도 일본이 “한국 약점은 몸쪽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도쿄=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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