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무엇이 달라졌나?] 최고점 비결은 점프…연아 ‘명품 러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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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2월 6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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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프리 파이널과 4대륙 선수권 차이
6.3점. 불과 두 달 전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과 4대륙 선수권 쇼트프로그램의 점수차다.
김연아가 5일(한국시간) 받은 72.24점은 역대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이다. 2007년 3월 세계선수권에서 얻은 종전 최고점(71.95점)을 넘어서는 점수. 그만큼 완벽하고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쳤다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같은 프로그램으로 65.94점을 받았던 김연아. 과연 무엇이 달랐던 걸까.
○‘명품 러츠’가 만든 역대 최고점
사실상 점프 하나가 이만큼의 차이를 만들었다. 김연아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트리플 러츠를 싱글로 처리하는 실수를 했다. 김연아의 장기로 통하는 러츠는 트리플군에서 기본 점수(6.0점)가 가장 높은 점프. 평소였다면 1점 이상의 가산점까지 받았을 터다. 하지만 파이널에서는 싱글 러츠 기본 점수(0.60점)에 0.30점의 수행점수가 깎이면서 6점이 넘는 손해를 봤다. 4대륙 선수권에서는 달랐다. ‘명품 러츠’의 위용을 다시 떨쳤다. 빠른 스피드로 활주해오다 정확히 바깥쪽 에지로 도약한 뒤 깨끗한 공중 동작으로 세 바퀴 도는 김연아의 러츠. 착지는 가벼웠고, 후속 동작은 물 흐르듯 이어졌다. 기본 점수는 물론 가산점 1.4점까지 챙겼다.
다른 요소 점수는 엇비슷했다. 예술 점수도 30.04점으로 그랑프리 파이널(30.44)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결국 잘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점프 실수만 없앤 것이 역대 최고점의 비결. 김연아가 매번 ‘실수 없는 연기’를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컨디션 높이고 부담감 낮추고
최상의 컨디션도 최고의 점수를 뒷받침했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김연아를 만난 이후 지금이 최고의 상태인 것 같다”고 자신했을 정도다.
지난 두 시즌 동안 2월마다 부상에 시달렸던 김연아는 올림픽이 내년 2월에 열리는 점을 염두에 두고 컨디션 사이클을 조절했다. 덕분에 부상 없는 쾌조의 몸상태를 유지한 채 대회를 맞게 됐다. 감기 몸살에 따른 체력 저하로 힘겹게 경기해야 했던 그랑프리 파이널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열렬한 응원에 대한 부담도 덜었다.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프로그램 경기 후 눈물까지 흘렸던 김연아에게는 전지훈련지 토론토와 멀지 않으면서도 관중의 열기는 덜한 밴쿠버가 ‘제 2의 홈’과 같았다. 여기에 “밴쿠버 올림픽에 대비한다”는 현실적인 목표까지 보태졌으니, 여러모로 최고의 결과를 위한 밑바탕이 깔린 셈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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