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프스는 마리화나 해도 괜찮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2월 5일 02시 45분


사법 당국은 엄중,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스폰서들은 관대.

베이징 올림픽 수영 영웅 마이클 펠프스(24·미국)에 대한 이중 잣대가 눈길을 끈다.

펠프스의 마리화나 흡입에 대해 사우스캐롤라이나 카운티 경찰당국은 “혐의가 인정될 경우 사법 처리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나 IOC는 2일 펠프스가 사과문을 발표하자 3일 이를 즉각 수용했다. 스피도, 오메가 등 주요 스폰서는 계약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4일에는 비자카드가 동참했다. 마치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듯하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을 앞두고 미국 알파인 스키 대표 보드 밀러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술을 마신 상태에서 경기에 나간 적이 있다”고 말한 것 하나로도 큰 파문을 일으켰다. 미국스키협회에서는 후원금을 내지 못하겠다고 했고, 일부 스폰서 계약이 취소됐다. 올림픽 정신을 훼손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밀러는 토리노 올림픽에서 노 메달에 그쳐 이래저래 망신만 당했다.

그러나 펠프스의 경우는 딴판이다. 펠프스는 2004년 19세 때 메릴랜드에서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적이 있다. 미국에서 흡연은 20세, 음주는 21세가 돼야 합법적으로 허용된다. 이번이 두 번째 대형사고인 셈이다.

만약 펠프스가 평범한 선수였다면 여론이 이처럼 호의적이었을까.

2007년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 현역 최고의 쿼터백으로 평가받았던 애틀랜타 팰컨스의 마이클 빅은 투견 혐의가 적발돼 철창신세를 지고 있다. 나이키, EA스포츠, 코카콜라 등 빅의 주요 스폰서는 광고 계약을 철회했고 그의 복귀는 불투명하다. 물론 빅은 줄곧 거짓말을 하다가 범죄 사실을 시인한 게 펠프스와 크게 다르다.

문상열 미국 스포츠 칼럼니스트 moonsy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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