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2분 무실점… 2경기만 더 막자, 난 역사가 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2월 2일 02시 58분



판데르사르, 불혹의 유혹

영국 기록 30년만에 넘어

세계기록 1275분 돌파땐

사상 최고 ‘거미손’ 등극


우리 나이로 치면 불혹(不惑). 지난해에는 13년간 몸담았던 대표팀에서 물러났다. 올 시즌에는 은퇴를 고려했다. 결국 한 시즌만 더 뛰기로 했다. 그리고 이제 실력으로 잉글랜드를 넘어 세계 축구 역사의 새 장을 열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에드윈 판데르사르(39·네덜란드). 그는 1992년 AFC 아약스(네덜란드)에서 데뷔했다.

그 뒤 이탈리아인이 아닌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의 골키퍼가 됐다. 그리고 풀럼(잉글랜드)을 거쳐 2005년 맨유에 입단했다.

A매치 130경기를 뛴 그는 불혹의 나이에 잉글랜드 최고의 골키퍼로 올라섰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자리를 눈앞에 뒀다.

그는 1일 영국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에버턴(1-0승)과의 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 자신의 무실점 기록을 1122분으로 늘렸다. 지난해 11월 8일 아스널전에서 실점한 뒤 1122분 동안 맨유의 골문을 지켰다.

프리미어리그와 하부 리그를 모두 포함해 잉글랜드 프로축구 역대 무실점 최장시간 기록은 1978∼79시즌 스티브 데스(레딩)가 세운 1103분. 판데르사르는 30년 만에 깨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벽을 넘어섰다. 앞으로 두 경기만 더 풀타임을 뛰며 무실점 행진을 하면 그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현재 세계 신기록은 1990∼9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아벨 레지노가 세운 1275분이다.

그는 세계 신기록을 앞두고도 “기록보다 팀이 이겼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내가 한 일은 동료 수비수들이 경기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도와준 것밖에 없다”며 겸손해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맨유는 지난해 11월 16일 스토크시티전(5-0승)을 시작으로 1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16승 5무 2패(승점 53)로 리그 선두도 굳건히 했다.

이와 함께 맨유는 1999년 이후 10년 만의 ‘트레블(정규리그, 챔피언스리그, FA컵 3관왕)’과 정규리그 3연패도 노릴 수 있게 됐다. 맨유는 FA컵과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올라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판데르사르는?:

△출생: 1970년 10월 29일 △체격: 197cm, 84kg △국적: 네덜란드 △데뷔: 1992년 AFC 아약스 입단 △경력: 유로 2008, 2006년 독일 월드컵, 유로 2004, 유로 2000,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유로 1996 출전 △수상: 2007년 잉글랜드선수협의회 선정 올해의 베스트 11, 1998년 네덜란드 리그 최우수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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