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중 세계배드민턴聯 회장 사의

  • 입력 2009년 1월 17일 02시 57분


국내 협회장職도 함께… 차기회장에 오성기씨

강영중(60·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 겸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강 회장은 1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협회 대의원 총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젊고 유능한 인재가 중용돼야 한다. 과감한 혁신과 부정부패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며 회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강 회장은 5월에 임기가 끝나는 BWF 회장직도 그만둘 예정이다. 이어 열린 대의원 총회에선 오성기 대학연맹 회장이 4년 임기의 차기 회장에 당선됐다.

강 회장은 40년 넘게 실질적으로 협회 업무를 주관해 온 김학석 부회장과의 갈등 끝에 연임 대신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회장 역시 18일 요넥스 코리아 슈퍼시리즈가 끝나는 대로 사퇴하기로 했다.

대교그룹 회장인 강 회장은 1997년 대교 배드민턴 팀을 창단하면서 셔틀콕과 인연을 맺었다. 2003년 협회장에 부임했고 그해 10월 아시아연맹 회장, 2005년 BWF 회장을 잇달아 맡아 한국 배드민턴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강 회장은 경기인 출신으로 한국 배드민턴을 세계 강국으로 올려놓는 데 앞장 선 김 부회장과 BWF 내부의 파워게임을 둘러싼 입장 차이로 2007년부터 감정의 골이 생겼다. 지난해 대표팀 운영과 관련해서도 마찰을 빚었다. 이달 8일 이사회에선 중앙대의원 선발을 놓고 표 대결까지 벌이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번 사태는 베이징 올림픽 스타로 떠오른 이용대를 앞세워 제2의 전성기를 맞은 한국 배드민턴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게다가 국내 최대의 배드민턴 대회 기간에 내홍이 불거져 경기장 안팎의 분위기도 어수선해졌다.

강 회장이 BWF 회장에서 물러나기로 함에 따라 국제스포츠연맹의 한국인 회장은 태권도(조정원)와 정구(박상하)만 남았다.

최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 정지 등 악재가 겹치며 한국의 스포츠 외교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