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의 눈물… 태극마크 반납

  • 입력 2009년 1월 14일 03시 02분


“내 위상이…” 박찬호가 1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불참 의사를 밝히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내 위상이…” 박찬호가 1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불참 의사를 밝히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WBC와 새 팀서 모두 잘할 자신 없어”

전혀 예상치 못한 눈물이었다.

박찬호(36·필라델피아)가 눈물을 쏟았다. 1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이었다.

마운드에서 오른팔을 힘차게 내저으며 포효하던 ‘코리안 특급’의 눈물은 낯설었다.

태극마크를 영원히 반납하고 외롭게 메이저리그에서 싸워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설움이 눈물로 표출된 것이다.

전날 귀국해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자청한 박찬호는 턱수염을 기른 채 피곤한 얼굴이었다. 3월 열리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놓고 고민이 깊었던 듯했다.

박찬호는 WBC 대회 불참과 필라델피아에서의 계획을 밝혔다.

그는 “솔직히 WBC 대표팀과 새로 이적한 필라델피아에서 둘 다 잘할 자신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올 시즌 필라델피아에서 박찬호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불확실하다. 필라델피아 루벤 아마로 주니어 단장은 박찬호를 “선발과 구원을 모두 맡길 수 있는 선수”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불펜을 맡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박찬호는 필라델피아 입단 직후 자존심이 상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구단에서 신체검사를 받은 뒤 팀 동료의 약물 복용 문제가 불거져 기자회견이 취소됐다. 이를 보고 현재 내 위치가 이 정도밖에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찬호는 14일 일본 미야자키 두산 전지훈련 캠프에 합류해 메이저리그에서의 명예회복을 준비한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 임광희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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