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언니처럼 멋져보이나요

  • 입력 2009년 1월 10일 03시 04분


“연아 언니처럼 될래요.“ 포스트 김연아를 꿈꾸는 이현지가 쇼트프로그램에서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연아 언니처럼 될래요.“ 포스트 김연아를 꿈꾸는 이현지가 쇼트프로그램에서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첫날

김연아키드들 기술-연기 부족해도 열정은 챔프

“어린 선수들 실력 부쩍 향상… 시니어들이 긴장”

“힘든 점요? 하나도 없어요. 너무 재미있어요.”

정상급 선수들에 비해 아직 기술은 부족해 보였다. 연기도 약간 어색했다. 하지만 제2의 김연아(19·군포 수리고)를 꿈꾸는 ‘김연아 키드’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9일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당에서 열린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첫날 풍경이다. 이날 피겨 꿈나무들은 쇼트프로그램에서 열띤 경합을 했다.

○ “연아 언니는 나의 우상”

이날 여자 선수들은 마치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똑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하나도 힘들지 않다. 피겨가 정말 재미있다”와 “지난달 그랑프리 파이널 때 연아 언니의 경기를 직접 봤다”는 말이었다.

닮고 싶은 사람을 묻자 모두가 ‘김연아’를 합창했다. 그만큼 김연아가 이들에게 끼친 영향은 대단했다.

스위스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클라우디아 뮬러(12·관산초). 지난해 온세텔레콤이 창단한 국내 첫 피겨스케이팅 클럽 ‘페어리스’ 멤버이기도 한 그는 대표적인 ‘김연아 키드’다. 그는 “열심히 노력해서 꼭 연아 언니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연아로부터 직접 수혜를 받은 선수도 있다. 지난해 꿈나무 대회와 국내 랭킹전에서 1위를 차지한 박소연(12·전남 나주초)은 ‘김연아 꿈나무 클리닉’에 뽑혔다. 그는 “연아 언니와 함께 피겨를 하며 기술과 자세를 보고 배웠다.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니어 그랑프리 13위에 오른 곽민정(15·경기 안양 평촌중)도 김연아와 함께 ‘아이스쇼’에 출전하며 많은 것을 느꼈단다. 그는 2월 체코에서 열리는 세계 주니어 선수권에 출전한 뒤 시니어 무대에 진출할 계획이다.

○ “선수들 실력 부쩍”

남자 차세대 스타 이동원(13·경기 과천초)을 가르치고 있는 신혜숙 코치는 “지난해보다 주니어 이하 선수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나영(19·인천 연수고)의 어머니 신금숙 씨는 “어린 선수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져 오히려 시니어 선수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했다.

‘포스트 김연아’를 노리며 세계무대에 나선 선수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김나영을 비롯해 최연소 국가대표 윤예지(15·과천중)가 있다. 윤예지는 지난해 트리글라프 트로피대회 노비스(유소년) 부문에서 우승한 기대주다. 이현지(15·경기 고양 대화중)와 서채연(13·가동초)도 차세대 스타로 손꼽힌다.

이날 경기장은 선수들의 열기로 뜨거웠지만 관중석에는 120여 명만이 자리해 썰렁했다. 경기장 밖에는 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조차 없었다. 피겨 꿈나무는 무럭무럭 크고 있는 반면 대회 주최 측의 미온적인 홍보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고양=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dongA.com에 동영상 (바로 가기 클릭)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김동욱 기자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송충현(27·중앙대 신문방송학과 4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