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성 총장 “여당의원 접촉, 난 아니야” 펄쩍

  • 입력 2008년 12월 26일 08시 12분


자율적으로 차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추대하려던 야구계의 노력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후폭풍’도 거세게 일고 있다. ‘KBO가 한나라당 의원에게 총재직을 제의했으나 거절당했다’는 정치권 관계자의 발언이 보도되자 KBO가 급히 수습에 나섰다. KBO의 정치권 로비 여부에 대한 ‘진실공방’이다.

KBO 하일성 사무총장은 25일 “나는 한나라당 의원과 접촉하거나 통화한 적이 절대 없다”며 주요 언론의 ‘KBO의 한 내부 인사가 한나라당 모 의원에게 총재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박종웅 전 의원이 총재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수락하는데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는 보도를 반박했다. 이어 “나를 포함해 KBO의 누구도 정치권 인사들과는 안면이 없다. 그런 얘기를 언급한 여권 관계자가 도대체 누구냐”며 거듭 무관함을 강조했다.

당초 18일로 예정됐던 KBO 이사회가 개최 하루 전 돌연 23일로 연기된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KBO와 정치권의 사전교감설)에 대해서도 “알다시피 나는 모친상중이라 이사회가 연기된 사실을 나중에 보고만 받았을 뿐”이라며 부인했다.

16일 신상우 총재의 공식 사퇴 표명 후 총재직무대리를 맡은 하 총장의 이같은 반응은 야구계가 ‘정치적 외압설’로 큰 상처를 입은 데 이어 KBO, 특히 자신에게까지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상황에 대한 적극적 자기방어로 풀이된다.

그러나 하일성 총장의 해명과 달리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을 총재로 추대했던 구단들과 상당수 야구계 인사들은 KBO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떨치지 않고 있다.

KBO가 사장단의 의사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이사회 연기를 주도했을 뿐더러, 극비리에 박종웅 전 의원이 아닌 제3의 정치권 인사에게 총재직 수락 의사를 타진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4일 여권 관계자의 ‘증언’으로 정치권에서 차기 KBO 총재 후보군을 ‘교통정리’ 하고 있음이 명확해졌고, KBO의 정치권 로비 의혹 역시 움직일 수 없는 사실로 드러났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유영구 이사장이 추대된 16일 사장단 간담회의 내막을 소상히 꿰뚫고는 “3개 구단 사장은 나오지도 않았고, 나머지 5명의 사장 가운데 2명이 적극적으로 추대한 것 아니냐”던 문화체육관광부 고위인사의 발언도 무심코 흘려듣기에는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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