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만 있나,리베로도 있다

  • 입력 2008년 12월 25일 02시 58분


프로배구 강서브 늘어나 수비 역할 커져

코트 누비며 리시브 맡는 리베로 상한가

지난달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KT&G의 경기가 끝난 후.

승리 팀인 도로공사 선수 4명과 박주점 감독이 인터뷰 룸에 들어와 경기 소감 등을 말했다.

인터뷰가 무르익을 무렵 박 감독은 “공격수와 세터는 다 왔는데 리베로만 빠져 리베로(김해란)가 많이 서운해했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배구에서 스포트라이트는 공격수와 세터의 몫. 장대숲 사이로 단신이지만 코트를 누비는 팀의 ‘살림꾼’ 리베로는 눈에 띄지도, 관심도 받지 못하는 자리다.

하지만 현대 배구에서 서브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리베로’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배구에서 공격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수비다. 서브 리시브에서 리베로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23일 현재 2라운드 4연승을 달리는 삼성화재에는 리시브 1위인 여오현이, 2위 대한항공에도 역시 최부식(2위)이 버티고 있다. 여자부 선두 GS칼텍스에도 리시브 1위 남지연이 있다.

남지연은 “경기 뒤 한 번도 인터뷰를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수훈 선수와의 인터뷰에서 주인공은 대부분 공격수와 세터에게 돌아가곤 했다.

최근 강서브의 증가는 리베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여오현은 “최근 선수들의 서브가 강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리베로의 입지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는 리베로가 공격수보다 인기가 높다.

동료 선수와 다른 색상의 유니폼을 입어 눈에 띄는 만큼 개인적인 스폰서나 광고도 붙는다.

마낙길 KBS 해설위원은 “정확한 리시브로 속공 등 세트플레이를 연결하는 리베로의 역할은 승리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