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의 이색 기록들] 퍼팅만 9차례…‘솥뚜껑 그린’ 미워!

  • 입력 2008년 12월 23일 08시 25분


골프는 기록의 게임이다. 기록이 역사가 되고 게임을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골프계의 이색 기록 중 라운드 중간에 화제로 삼을만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모았다. 많이 알아둘수록 구력과 실력은 부족해도 입담만큼은 타이거 우즈급이 될 수 있다.

○한 홀에서만 17타 ‘악’

김창민은 작년 4월 토마토저축은행오픈 2라운드 5번홀(파4)에서 OB를 여섯 차례 낸 끝에 무려 17타 만에 홀아웃했다.

귀신에 홀린 듯한 김창민은 결국 기권했다. 김보미는 그린에서만 무려 9타를 더 쳐 12타 만에 홀을 떠났다. 지난 11월 스카이힐제주 골프장에서 열린 ADT캡스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 1번홀에서 솥뚜껑 그린 탓에 퍼트만 9차례 시도했다.

세계랭킹 2위 필 미켈슨도 지난 2월 AT&T페블비치 프로암 3라운드 14번홀(파5)에서 OB를 두 번 낸 끝에 6오버파 11타로 홀아웃 하는 망신을 당했다.

역사상 최악의 타수는 66타다.

1985년 미국에서 개최된 골프토너먼트에서 안젤로 스파그놀로는 소그래스의 스타디움 코스 17번 홀에서 66타를 기록했는데 볼을 27개나 물속에 빠뜨렸으며 257타라는 스코어로 18홀 라운드를 마쳤다.

○하루에 401홀 플레이

1971년 캐나다 빅토리아의 벤디고골프장(6061야드) 파73에서 이안 콜스톤은 일일 최다 라운드 기록을 세웠다. 22라운드를 마친 후 5홀을 더 돌아 총 401홀을 플레이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콜스톤은 24시간 동안 한잠도 자지 않고 라운드했다.

국내에서는 아마추어 골퍼 임흥순 씨가 1993년 하루 동안 200홀(11라운드 2홀)을 연속 플레이해 개인 최다 라운드 기록을 갖고 있다.

○골프와 나이는 무관

3차례나 마스터스 그린재킷을 입은 샘 스니드가 그 주인공이다.

통산 135승을 따내 가장 오랫동안 활동한 골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스니드는 1965년 52세 10개월 8일의 나이에 그레이트그린스보로오픈(PGA투어 기준)에서 우승했다. 국내 정규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은 한국골프의 전설 최상호(53)가 갖고 있다. 2005년 매경오픈에서 50세 4개월의 나이로 우승해 최고령 기록을 갈아 치웠다.

여자선수로는 구옥희(52)가 45세 8개월 3일(2002년 마주앙여자오픈)로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드라이버 샷으로 721야드

드라이버 샷으로 가장 멀리 보낼 수 있는 거리는 어디까지일까?

작년 아부다비 공항 활주로에서 벌어진 이벤트에 참가한 헨릭 스텐손은 무려 721야드를 날려 최장타 기록을 경신했다. 항공기 날개 위에서 친 샷은 300야드 쯤 날아가다 활주로에 떨어진 뒤 계속 굴러가 721야드 지점에서 멈췄다.

국내에서도 박세리와 안니카 소렌스탐, 폴라 크리머, 브리타니 린시컴이 인천공항 활주로에서 장타대결을 펼쳐 린시컴이 515야드를 날려 최고 기록을 세웠다.

최장 드라이버 기록은 1962년 세워졌다. 남극 모슨 기지에서 호주의 기상학자인 닐스 리드가 빙판을 가로질러 드라이브샷을 했는데 무려 2640야드를 굴러간 후에야 멈췄다.

○수박만한 드라이버

영국의 클럽제조업체 골프스미스가 세계 최대 크기의 ‘1K 드라이버’를 만들었다.

현재 공인 드라이버 헤드크기의 최대 허용치인 460cc보다 두 배 이상 더 크다. 헤드 페이스 높이가 8cm이고 가로의 길이는 13cm가 넘는다. 헤드 앞에 볼을 갖다 대면 볼이‘알사탕’처럼 작아 보인다.

페이스는 티타늄 소재로 돼 있다. 국내에서도 1000cc 드라이버가 선을 보였다. 지브이투어에서 기획 상품으로 1000cc 대용량 드라이버를 작년에 내놓았다.

○가장 위대한 골프 사업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이자 사업가로 불리는 이는 바로 보비 존스다.

그는 조지아 공대에서 공학학위를, 하버드에서 문학 학위를 받은 재원으로 에모리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변호사로 일했다.

골프는 단지 취미로 시작했는데 아마추어 골퍼로 활동하면서 무려 13차례나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1930년 28살의 나이로 은퇴할 때까지 보비 존스는 각종 메이저대회와 챔피언십을 석권하며 그랜드 슬램을 차지했다.

은퇴 뒤 사업가로 변신한 그는 1931년 재빨리 부를 거머쥐었다. 워너브러더스와 함께 자신을 주연으로 한 12편짜리 단편영화 ‘나의 골프 비결’을 제작했는데 이를 통해 무려 6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다면 ‘터미네이터3’가 벌어들인 2900만 달러와 맞먹는다.

○골프 최고의 홀인원?

미국 코네티컷의 핸디캡 7인 골퍼 빌 모스는 파밍톤 컨트리 클럽에서 역사상 라운드를 가장 빨리 끝낸 사람으로 기록됐다. 1번홀에서 티샷한 볼이 18번 홀 그린으로 올라가 그대로 홀인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의 드라이버 샷은 티잉그라운드에서 50야드 지점에 위치한 전나무를 향해 날아가 카트도로 옆에 있는 바위를 맞힌 후 18번 그린 앞에 떨어졌고, 그대로 굴러가 홀 속으로 떨어졌다. 빌은 홀인원을 했을 뿐만 아니라 1타만에 라운드를 끝내버리는 놀라운 기록을 작성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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