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그랑프리 파이널 아사다 마오에 2.2점차 아쉬운 銀

  • 입력 2008년 12월 15일 03시 01분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을 빛낸 입상자들이 시상대에서 한자리에 섰다. 왼쪽부터 한국의 김연아, 일본의 아사다 마오,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네르. 고양=원대연  기자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을 빛낸 입상자들이 시상대에서 한자리에 섰다. 왼쪽부터 한국의 김연아, 일본의 아사다 마오,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네르. 고양=원대연 기자
6번의 그랑프리 대회와 결승 성격의 파이널 대회로 이뤄진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시리즈가 14일 경기 고양어울림누리 얼음마루에서 펼쳐진 그랑프리 파이널 입상자들의 갈라쇼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국내 피겨 팬들에겐 즐거우면서도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국민 요정’으로 자리 매김한 김연아(18·군포 수리고)는 올 시즌 그랑프리 두 대회를 모두 190점대로 우승하며 사상 처음 국내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대회 3연패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13, 14일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와의 손에 땀을 쥐는 승부 끝에 아쉽게 2위로 마감했다.

김연아에게 올 시즌 시작은 좋았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새 프로그램을 선보였는데 1, 3차 대회에서 193.45점, 191.75점으로 우승했다. 2위와 20점 이상 차이 나는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유일한 라이벌로 꼽혔던 아사다는 시즌 첫 출전인 4차 대회에서 167.59점으로 2위를 했기 때문에 ‘김연아의 독무대’가 점쳐졌다. 아사다가 160점대까지 점수가 내려가기는 시니어 무대에선 처음. 그러나 아사다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6차 대회에서 191.13점으로 우승하며 부활했다.

두 선수의 그랑프리 파이널 대결에 앞서 일본 기자들도 김연아의 우세를 점쳤다. 김연아는 기복 없는 연기를 하는 데다 아사다는 점프가 아직 불안하다는 것이 이유. 게다가 대회 장소는 한국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김연아는 13일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번이나 실수를 해 올 시즌 가장 낮은 120.41점에 그쳤고 아사다는 주무기인 ‘트리플 악셀(3바퀴 반 회전)’을 두 차례나 성공시키며 123.17점을 받아 전날 0.56점 차 열세를 뒤집었다. 아사다가 188.55점으로 1위, 김연아가 186.35점으로 2위.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약점인 트리플 루프 대신 더블 악셀을 뛰고 트리플 러츠를 싱글 러츠로 처리했으며 트리플 살코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13점가량 깎였다. 아사다는 트리플 플립-트리플 러츠에서 넘어지는 등 두 번의 실수로 11점가량 깎였지만 트리플 악셀을 두 번이나 성공시켜 깎인 점수를 만회했다. 예술 점수에서 뒤졌지만 기술 점수에서는 김연아보다 4점 가까이 앞섰다. 결국 모험을 택한 아사다의 승리였다.

아사다는 기자회견에서 “김연아 같은 라이벌이 있어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둘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3월 23∼29일·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또 맞붙는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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