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프리토킹] 골리앗 vs 다윗 …‘돈자루’부터 다르다

  • 입력 2008년 12월 9일 08시 49분


거대시장 팀으로 첫 손에 꼽히는 뉴욕 양키스와 스몰마켓 팀의 하나로 꼽히는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비교해봤다. 물론 최근 성적이 부진한 로열스가 투혼을 발휘해 페넌트레이스에서 95승을 거두었다는 가정, 즉 성적이 좋았을 때를 반영한 수치다.

2006년을 기준으로 양키스의 입장수익은 1억1200만 달러에 달했다. 무려 400만 관중이 양키스타디움을 찾았다. 반면 로열스는 과거의 전성기 수치를 감안해도 250만 관중동원에 그쳤다. 관중수도 150만 명 차이가 나지만 평균 입장료에서 차이는 2배에 달한다. 양키스는 28달러, 로열스는 14달러 선이다. 결국 양키스가 1억 달러가 넘는 입장수익을 올렸지만 로열스는 3500만 달러 선에 그친다.

지역 중계계약을 포함한 방송수익에서의 차이는 더욱 극심해진다. 양키스는 1억7000만 달러에 달하지만 로열스는 900만 달러가 전부다. 그밖에 구장 주차, 먹을거리 판매, 지역 스폰서, 구장 광고 등의 수입을 보면 양키스는 7800만 달러지만 로열스는 2800만 달러를 버는데 그친다.

이들에게 동등한 수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30개 구단에 균일하게 나눠주는 4000만 달러, 메이저리그 전체 수익의 25% 규모가 전부다.

결국 그 해 양키스는 4억 달러의 총매출을 기록하고, 로열스는 같은 95승의 호성적이지만 1억1200만 달러의 수익에 그친다. 여기서 로열스에게 단비와 같은 소식은 바로 이익분배와 사치세이다.

구단과 선수노조가 합의한 사항에 따라 매년 일정 구단 연봉총액이 넘으면 부과되는 사치세와 총수익 상위 5개팀이 하위 5개팀에게 배분하는 분배금으로 양키스는 무려 1억 달러를 다시 토해내야 한다. 여기서 로열스는 3000만 달러의 가외 소득을 얻게 된다. 결국 양키스는 3억 달러의 매출, 로열스는 1억4200만 달러의 수익을 얻게 된다. 물론 양키스는 실매출 수치이며, 로열스는 가정이기 때문에 위의 수치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실제 당해년도 로열스 수익은 8000만 달러가 넘는 수준이었다.

여기서 선수들에게 주는 팀연봉의 첫 번째 기준이 마련됐다. 선수들 연봉을 제외한 구단 운영비에서 2006년 기준으로 평균 7000만 달러가 소요됐다. 가장 높은 팀은 역시 양키스로 1억500만 달러였고, 가장 적게 쓴 팀도 4500만 달러를 지출했다.

간단하게 총수익에서 운영비를 제외했을 때 양키스는 거의 2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비용, 즉 선수 연봉 부분에 대해 움직일 수 있는 선이 형성된다. 반면 로열스는 3500만 달러의 극히 한정적인 팀연봉이다. 그 한계가 뚜렷해진다. 결국 시장 규모의 차이는 이렇게 극명한 명암을 드러낸다.

이런 상황에서 성적경쟁이 무의미 할 수 있다. 결국 스몰마켓 팀도 생존을 해야하기 때문에 선수자원 개발에서 그 답을 찾는다. 팀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매년 아마추어 드래프트와 선수개발에 평균 1700만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여기서 메이저리그까지 입성한 선수를 기준으로 선수 1명당 계약금부터 계산하면 팜에서 키워낸 선수에게는 평균 110만 달러가 소요된다.

반면 이미 자리를 잡은 프리에이전트(FA) 영입은 이보다 3배가 넘는 평균 300만 달러를 상회한다. 결국 스몰마켓 팀들은 드래프트와 선수 개발에 남다른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거대시장 팀들은 자금의 여유에 힘입어 당장 성적을 올릴 수 있는 FA 영입에 총력을 기울인다. 올 시즌 탬파베이처럼 저연봉 팀이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하기도 하지만, 단순히 저연봉의 기적이라기보다는 수년에 걸친 상위 아마추어 드래프트 선수의 성장과 맞물린 생존전략의 승리에 가깝다.

프로 구단은 하나의 기업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전략이 같을 수 없다. 이들에게 우연한 승리는 있을 수 없다. 전략은 달라도 조금 더 매력 있는 상품이 되기 위해 성적에 신경을 쓴다. 성적과 어쩔 수 없이 밀접한 구단의 경제학, 알고 보면 메이저리그 경기와 전체운영을 더욱 심도 있게 그려볼 수 있다.

다음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선수의 가치와 팀 브랜드 이미지, 팬들의 충성도가 구단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송재우 | 메이저리그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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