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골프 사관학교 교장’ 최고의 해

  • 입력 2008년 11월 15일 02시 58분


하이마트 선종구 사장(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올해 국내외에서 무려 14승을 합작한 하이마트 소속 프로선수들과 시상식장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제공 하이마트
하이마트 선종구 사장(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올해 국내외에서 무려 14승을 합작한 하이마트 소속 프로선수들과 시상식장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제공 하이마트
선종구 하이마트 사장

소속 프로 올 14승 합작

하이마트 선종구(61) 사장은 요즘 ‘한국 여자골프 사관학교 교장’으로 불린다.

유망주를 발굴해 대형 스타로 키우는 데 앞장섰기 때문이다.

올해에 하이마트 소속 프로는 국내외에서 14승을 합작했다. 국내 ‘지존’이라는 신지애를 비롯해 안선주, 김혜윤, 오채아, 유소연 등이 하이마트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눈부신 활약을 했다. 지난 주말 국내에서 김혜윤이 정상에 섰고 일본에서는 신지애가 우승컵을 차지해 같은 날 동반 승전고도 울렸다.

2002년 하이마트 골프단 창단을 주도한 선종구 사장은 “어린 신인 선수들이 우승을 계속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선수 선발 원칙에 대해 그는 “무명이더라도 외모나 상품성보다는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는 선수를 영입한다. 잠재력은 있으나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선수를 우선 고려한다. 골프는 멘털 스포츠이기 때문에 인성도 중요하다”고 공개했다.

성적 지상주의를 지양하며 꾸준히 투자하는 것도 하이마트의 성공 비결.

선 사장은 “선수들을 믿고 기다린다. 2부 투어 출신 조영란은 정규 투어 데뷔 2년 만에 우승했으며 지유진도 하이마트 계약 후 3년 만에 정상에 섰다”고 덧붙였다.

골프단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주요 대회 때 임직원과 함께 골프장으로 응원을 가고 선수들에게 전화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격려의 마음을 전달한다. 전국 260개 하이마트 매장에서는 1만 대가 넘는 TV에 중계 프로그램을 틀어놓을 만큼 관심이 높다. 골프는 개인종목이지만 동계훈련을 함께 가고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주력한다.

올해 10승을 거둔 신지애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일을 극복해낸 대단한 선수다. 어지간한 위기를 맞아도 꿈쩍하지 않는 배포와 흔들리지 않는 뚝심이 있다. 남을 배려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착한 심성까지 있다.”

구력 20년에 베스트 스코어는 제일CC에서 기록한 3언더파인 선 사장의 핸디캡은 8. 틈날 때마다 이미지 샷 연습을 하는 게 스코어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우승 트로피 진공청소기’라는 별명이 붙은 골프단을 이끄는 선 사장은 “골프와 기업경영, 인생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을 맞는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수많은 위기와 기회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스스로 달라져야 하고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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