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부상병동’ 아스널의 투혼…무너진 맨유

  • 입력 2008년 11월 10일 08시 58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중앙 수비수 비디치는 맨유의 수비가 바위처럼 견고하다며 승리를 자신했지만 결국 아스널의 사미르 나스리에게 연속 골을 허용하며 주저앉았다.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퍼거슨은 두 번째 골은 명백한 수비진의 실수였음을 지적하며 패인의 한 축이 수비였음을 자인했다.

현지시각 8일 낮 12시45분에 킥오프한 프리미어리그의 영원한 고전 아스널 대 맨유의 승자는 거의 모든 언론과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2-1로 아스널이 차지했다. 아스널의 홈인 에미레이트 구장에서 벌어진 경기임에도 최근 부진한 모습과 전 경기 퇴장과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반 퍼시, 아데바요르로 인해 경기 전부터 아스널은 언더독(패할 것으로 예상되는 약자)으로 지목되었다.

그러나 경기는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공방전으로 흘러갔고, 결국 기회를 살리지 못한 맨유의 패착으로 귀결되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펼쳐진 이 날 경기에서 아스널이 열세라는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웽거 감독이 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경기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아스널은 어느 한 대스타에게 의존하는 팀이 아니라는 것이고, 둘째는 그동안 아스널이 홈에서는 맨유에 압도적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점이다. 현 에미레이트로 이전하기 전 하이버리 시절부터 아스널은 맨유에 42승17무20패로 우위에 있었다. 마지막으로 아스널은 이번에 지면 사실상 리그 우승이라는 꿈을 접어야 하는 절박성이 있었다는 점이다.

파브레가스는 경기 전 아스널의 모든 선수들은 맨유전을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으며 우리는 모든 것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있음을 밝혔다. 결국 이 날 경기에서 배수진을 치고 나온 아스널은 맨유에 비해 집중력과 투쟁심에서 앞서며 승리를 따내 아직 우승 후보 명단에서 지우기에는 이르다는 점을 증명해냈다.

반면 맨유는 호날두, 베르바토프, 루니, 테베스(후반교체투입)의 빅4를 총출동시키고도 패함으로써 리그 3위를 아스널에 내주고 말았다. 특히 맨유 통산 100번째 골에 단 하나를 남겨두고 있는 호날두는 부담감 때문인지 최근 3경기 결장 후 선발 출전한 박지성의 결정적 크로스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해 맨유로서는 이 경기에서 가장 아쉬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편 나니의 자리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90분을 소화한 박지성은 스카이스포츠로부터 ‘어디에든 있었다’는 평가와 함께 맨유에서 가장 높은 평점 7을 받았다. 박지성은 또한 강팀 원정용으로 역할이 부여된 것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 자신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상황에 따라서 출전여부가 결정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런던|전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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