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수원 배기종, ‘전광석화! 숨은 저격수

  • 입력 2008년 10월 23일 08시 19분


차붐 ‘신무기’ 배기종 1골 1도움…홈 팬 기립박수

수원의 숨겨진 무기 배기종(25·사진)이 드디어 큰일을 냈다.

배기종은 22일 벌어진 전남과의 컵 대회 결승에서 전반 11분, 조원희의 패스를 받아 선취골을 터뜨리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배기종은 전남 수비 유지노를 등진 어려운 상황에서도 빠르게 돌아선 뒤 전광석화와도 같은 왼발 슛으로 상대 그물을 갈랐다. 배기종의 발을 떠난 볼은 전남 골키퍼 염동균이 손 쓸 사이도 없이 오른쪽 구석에 꽂혔다.

배기종의 올 시즌 3번째 골. 배기종이 골을 넣은 3차례 경기에서 수원은 모두 승리하며 ‘배기종 골=승리’라는 기분 좋은 방정식을 이어갔다. 배기종은 또한 1점차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후반 33분 에두의 골까지 도우며 이날 1골 1도움으로 만점에 가까운 활약을 펼친 뒤 후반 39분 서동현과 교체됐다. 배기종이 벤치로 들어갈 때 수원 골대 뒤를 가득 메운 홈 관중들은 기립 박수로 새 영웅의 탄생을 축하했다.

사실 배기종의 활약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차범근 감독은 조용태, 하태균, 신영록 등 주전 공격수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하자 지난달 14일 부산전부터 배기종을 베스트 11에 포함시켰다. 배기종은 이후 6경기에 내리 선발 출전해 1골 1도움을 올리며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수원 관계자들 사이에서 배기종은 ‘차 감독 비장의 3인방’ 중 하나로 불린다.중요한 고비 때마다 주전들이 부상을 당해 대체선수에 어려움을 겪었던 차 감독은 체계적으로 리저브 멤버를 육성할 필요성을 느꼈고 포지션별로 정예화 된 3명을 꼽아 2군 무대에 꾸준히 출전시키며 기량을 점검했다. 최근 선발 멤버로 출전하고 있는 수비수 최성환, 미드필더 최성현과 함께 저격수로 키워진 선수가 바로 배기종이다. 배기종은 경기 후 “그 동안 여러 차례 골 찬스가 있었는데 넣지 못해 기회를 준 감독님께 죄송했다. 하지만 오늘을 계기로 좀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시즌 중반 2군에 있을 때 많이 힘들었다. 2군 경기에서 계속 지면서 너무 많이 속상했다. 오늘을 위해 그 때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부상 중인 주전들이 돌아와도 살아남기 위해 지금보다 더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수원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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