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천 불펜으로…박석민 대신 김재걸

  • 입력 2008년 10월 16일 09시 07분


두산은 기동력과 막강화력으로, 삼성은 철벽 불펜으로 배수진을 쳐 박빙의 플레이오프(PO)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양팀 사령탑과 선수대표는 15일 미디어데이에서 서로 악수를 건네며 선전을 다짐했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양보는 결코 없는 법. 게다가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앞날을 예측하기란 더더욱 어렵다. 양팀 사령탑의 필승 시나리오와 결전을 하루 앞둔 팀 전력에서도 속단을 불허하는 변수들이 감지되고 있다.

○ 고육지책?…두산의 집단마무리

두산도 불펜이 강한 축에 들지만 오승환이란 확실한 마무리를 보유한 삼성에 비하면 열세다. 결국 두산 김경문 감독은 집단마무리체제를 선언했다. 수년째 마무리로 고정시킨 정재훈이 올 시즌에는 3승3패18세이브, 방어율 3.23으로 불안했기 때문이다. 뒷문지기로 이재우 임태훈 이용찬을 추가했다. 불가피한 선택인지 모른다. 올 시즌 구원으로만 11승을 건진 이재우는 삼성전에서도 홀드 2개와 무실점으로 제몫을 했다. 그러나 임태훈은 삼성전 7경기에서 1패, 방어율 9.45로 부진했다. 2년차 이용찬은 구위에 비해 아직 경험이 일천하다. 넉넉한 점수로 앞선 채 경기를 끝낼 수 있다면 괜찮겠지만 매경기 접전이 이어지다보면 집단마무리는 곧 마무리 부재로 인식돼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도 있다.

○ 임기응변?…이혜천의 불펜 이동

김경문 감독은 또 선발후보로 거론되던 좌완 이혜천을 불펜으로 이동시켰다. 김선우와 맷 랜들 외에는 고정선발이 없다는 얘기다. 이혜천을 불펜에 대기시키는 이유는 투수 엔트리 11명 중 좌완이 이혜천과 금민철 2명뿐이기 때문. 좌타자 위주의 삼성 타선을 고려하면 이혜천의 불펜 기용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그러나 1-2차전 승패에 따라 이혜천을 3-4차전에 선발로 내세울 수 있다. 불펜에서 어느 시점에 이혜천을 호출할지와 몇차전에 이혜천 선발카드를 꺼내들지, 김 감독의 임기응변이 주목된다.

○ 대안부재?…박석민의 부상

삼성 선동열 감독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 준PO 3차전에서 갈비뼈를 다친 박석민이 PO 1-2차전에 나설 수 없어 라인업과 타순 조정이 난감하다. 노장 내야수 김재걸을 PO 엔트리에 넣었지만 박석민이 빠지면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 구성에 문제가 생긴다. 아울러 포수로 진갑용을 쓸지, 현재윤을 낼지도 선 감독의 또 다른 난제. 현재윤은 올해 두산에 유독 강했을 뿐더러(타율 0.353·1홈런·10타점) 발야구를 견제하는데도 적격이다. 그러나 현재윤을 기용하면 진갑용과 양준혁 중 한명을 버려야 한다. 진갑용과 양준혁 모두 지명타자 외에는 자리가 없다.

○ 운명의 1차전 1회…배영수 1회 징크스

역대로 1차전이 시리즈의 전체 향방을 가르곤 했다. 1차전 삼성 선발 배영수는 올해 두산전 4경기에서 2승1패, 방어율 2.08로 선방했다. 그러나 배영수는 과거부터 1회에 약한 징크스를 안고 있다. 게다가 두산은 1회 득점 빈도가 높다. 두산 톱타자 이종욱은 올 시즌 배영수에 9타수 4안타로 강세였다. 1차전 1회 승부가 여러모로 흥미를 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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