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銅박은철 “저 결혼해요”

  • 입력 2008년 10월 15일 08시 54분


19일 한살 연상 신부와 ‘백년가약’…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급 2위’

“꼭 금메달을 너의 목에 걸어주며 프러포즈하고 싶었는데….”

8월12일 베이징 중국농업대학체육관. 동메달을 획득한 박은철(27·주택공사)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그의 곁에는 베이징으로 날아온 여자친구 이정은(28)씨가 있었다. 10년의 세월을 견디며 단단해진 둘의 사랑은 금보다 더 굳었다. 이정은씨는 “금보다 더 값진 동메달임을 안다”며 박은철의 어깨를 감쌌다.

베이징올림픽 남자레슬링 그레코로만형 55kg급 동메달리스트 박은철(27·주택공사)이 새신랑이 된다. 결혼식은 19일 오전 11시 10분, 충북 청주시 아름다운 웨딩홀. 신혼여행은 호주로 간다. 신접살림은 고향인 청주에 차릴 예정.

박은철은 2001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2005년까지 임대원에 가려 만년 2인자 소리를 들었다. 박은철은 “힘들었던 시절, 여자친구가 큰 위로가 됐다”고 밝혔다. 누구보다 박은철의 눈물을 알기에 이정은씨도 동메달에 뜨거운 박수를 보낼 수 있었다.

12일, 전남 함평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제89회 전국체전 남자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kg급 결승. 박은철(충북)은 김봉석(전북도청)에게 판정패했다.

결혼선물로 바치려던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은빛이었다. 박은철은 “내년 세계선수권에서는 꼭 금메달을 따서 세상 누구보다 예쁜 나의 신부에게 바치겠다”며 웃었다.

여수|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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