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40돌 안양베네스트골프클럽 ‘골프장 CEO 사관학교’

  • 입력 2008년 10월 11일 02시 56분


명문 골프장 사장 10여명 배출

모임 ‘안영회’ 만들어 정보 교류

故이병철 회장 경영비법 공유

안양 베네스트골프클럽은 올해로 개장 40주년을 맞았다.

불혹의 나이가 된 안양베네스트GC는 오랜 세월 속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명문 코스로 자리 잡았고 ‘골프장 최고경영자(CEO) 사관학교’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국내 유수의 골프장 사장 중 유독 안양 출신이 많아서다. 어림잡아 10명이 넘을 정도이며 회원권 기준시가 10억 원을 웃도는 명문 골프장에 집중돼 있다.

김용해 수원골프장 사장, 한승구 이스트밸리골프장 사장, 김종안 서원밸리골프장 사장, 김헌수 파인힐스골프장 사장, 최건 우리들리조트 사장을 비롯해 최상진 안양베네스트 전무, 임낙규 프리스틴밸리골프장 전무 등이 대표적이다. 전봉우 뉴서울 사장은 국내 골프장 사상 처음으로 도입한 공모제를 통해 선임될 만큼 탄탄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올봄까지 렉스필드를 이끈 성상용 사장은 동훈건설이 건립 예정인 골프장 대표를 맡고 있다. 조한창 전 이스트밸리 사장은 한창개발 사장으로 경기 양평군에서 골프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안용태 GMI 골프그룹 대표는 안양골프장 총지배인 출신으로 일동레이크골프장 사장을 거쳐 1999년 골프종합컨설팅회사인 GMI를 만들었다. 윤인권 한국골프엔지니어링 대표는 1977년부터 1991년까지 안양과 동래골프장에서 코스 관리를 한 ‘그린 키퍼’ 출신.

‘안양 사관학교’ 출신 골프장 대표들은 1992년 ‘안영회’를 만들어 지식을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고 있다. 요즘도 두 달에 한 번 모임을 갖고 있으나 자칫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어 대외활동은 자제하는 편이다.

안양 출신 골프장 CEO들은 한결같이 “안양 시절 배운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삼성 특유의 철저한 관리와 합리주의 경영기법을 익혔다는 것. 특히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에게 전수받은 골프장 수목과 잔디 관리 등에 대한 비법을 통해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이 회장은 벚나무와 소나무 한 그루도 직접 골랐고 밤나무와 배나무 같은 과실수의 수량까지 꼼꼼히 챙길 정도였다고.

윤인권 대표는 “도덕성, 책임감, 업무추진력 등을 혹독하게 배웠다”고 회상했다.

김종안 사장 역시 “회장님이 어느 고속도로 휴게소의 곰국이 맛있다는 말씀을 하셔서 직접 견학간 뒤 최고의 국물을 내기 위해 정성을 다한 기억도 난다. 늘 공부하고 노력해야 살아 남았다”고 떠올렸다.

독창적인 서비스로 유명한 김헌수 사장은 “철저한 프로정신으로 무장하고 골프장을 통해 모기업의 경영철학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