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장애인올림픽]2시간 21분 혈투… ‘붉은 벽’ 넘었다

  • 입력 2008년 9월 17일 03시 02분


16일 베이징대 체육관에서 열린 제13회 장애인올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 M4∼5등급 결승에서 만리장성 중국을 무너뜨리고 금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들이 태극기 앞에서 환호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최경식 정은창 김병영 선수. 뒷줄 왼쪽은 양현철 감독. 베이징=연합뉴스
16일 베이징대 체육관에서 열린 제13회 장애인올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 M4∼5등급 결승에서 만리장성 중국을 무너뜨리고 금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들이 태극기 앞에서 환호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최경식 정은창 김병영 선수. 뒷줄 왼쪽은 양현철 감독. 베이징=연합뉴스
멀리뛰기 세계신기록 “짜릿한 이 맛”독일의 치스 보이테크가 16일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육상 남자 멀리뛰기 결승 1차 시기에서 6.50m로 세계신기록을 세운 뒤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환호하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멀리뛰기 세계신기록 “짜릿한 이 맛”
독일의 치스 보이테크가 16일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육상 남자 멀리뛰기 결승 1차 시기에서 6.50m로 세계신기록을 세운 뒤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환호하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남자탁구 단체 中과 접전 ‘금빛 마무리’

사격 김임연 IPC 선수위원 선출 좌절

2시간 21분에 걸친 혈투였다. 높게만 보였던 만리장성을 무너뜨린 정은창은 들고 있던 라켓을 녹색 테이블 위에 내려놨다. 그리고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두 팔을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 뛰고 또 뛰어도 모자랄 만큼 기쁨이 컸지만 휠체어에 앉은 그가 할 수 있는 승리 세리머니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한국 남자 탁구가 중국을 꺾고 10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최경식(41), 정은창(39), 김병영(39) 3명이 출전한 한국은 16일 베이징대 체육관에서 열린 제13회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 M4∼5등급 결승에서 접전 끝에 중국을 3-1로 꺾었다. 단체전은 단식, 단식, 복식, 단식, 단식의 순서로 진행되며 먼저 3경기를 따내는 팀이 이긴다.

첫 번째 단식 경기에 출전한 정은창은 세트 스코어 0-2로 뒤지다 내리 3세트를 따내며 금메달의 초석을 다졌다. 두 번째 단식 경기에 나간 김병영도 중국의 장옌을 3-2로 아슬아슬하게 눌렀다. 경기 스코어 2-0.

탁구 세계 최강 중국은 쉽게 넘어갈 상대가 아니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이 일방적으로 자유(加油·파이팅)를 연호하는 가운데 중국은 정은창과 최경식이 출전한 복식에서 한국을 3-1로 꺾고 분위기를 바꿨다.

대표팀 양현철 감독은 세 번째 단식에 다시 정은창을 내보냈다. 개인전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던 정은창으로선 자신의 손으로 금메달을 따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중국의 장옌과 맞붙은 정은창은 1세트를 11-4로 쉽게 이겼지만 크게 앞서 나가던 2세트를 10-12로 내줬다. 이어진 3세트를 11-7로 따낸 뒤 4세트를 9-11로 져 세트 스코어 2-2.

피 말리는 접전은 5세트에서도 계속됐다. 정은창은 초반 0-4까지 뒤졌지만 내리 5득점에 성공해 전세를 뒤집은 뒤 10-10 듀스를 거쳐 결국 12-10으로 이겼다.

역대 패럴림픽에서 한국이 얻은 100개의 금메달 가운데 가장 많은 23개를 따냈던 탁구는 이번 대회에서 금 2, 은 1, 동메달 2개를 목표로 했지만 전날까지 금메달 없이 은 2, 동메달 4개에 그쳤다. 하지만 탁구 경기 마지막 날 개최국 중국을 꺾고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한국은 이날까지 금 10, 은 8, 동메달 13개를 얻어 종합 13위에 올랐다.

한편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선수위원에 출마한 사격 여자 국가대표인 김임연(41·KB국민은행)은 이날 발표한 6명의 신임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프리카공화국)는 100m, 200m 금메달에 이어 이날 육상 남자 400m 결승에서 47초49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해 ‘스프린트 트레블(단거리 3관왕)’을 달성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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