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축구’ 北과 올해만 네번 비겼다

  • 입력 2008년 9월 11일 02시 58분


위협적인 슈팅 한국의 기성용(왼쪽)이 10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서 북한 수비수의 태클을 피해 슈팅을 날리고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위협적인 슈팅 한국의 기성용(왼쪽)이 10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서 북한 수비수의 태클을 피해 슈팅을 날리고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월드컵 최종예선 북한전 1-1 무승부

기성용 동점골… 한국 체면 겨우 살려

남북 대결이 이번에도 승부를 내지 못했다.

10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 예선 B조 한국-북한의 경기. 양 팀은 후반 한 골씩 주고받아 1-1로 비겼다.

2005년 8월 4일 전주에서 열린 동아시아선수권에서 북한과 0-0으로 비긴 것을 시작으로 5번째 연속 무승부. 허정무 감독이 지난해 말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뒤 올해에만 4번째 무승부.

북한은 1승 1무(승점 4)로 조 선두에 나섰고 한국은 1무로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와 공동 2위에 올랐다.

한국은 경기 시작 전부터 삐걱거렸다.

최전방 중앙 공격수와 오른쪽 측면 공격수 선발로 낙점됐던 신영록(수원 삼성)과 이청용(FC 서울)이 오른쪽 허벅지 통증 때문에 엔트리에서 갑자기 빠진 것. 이들 대신 조재진(전북 현대)과 최성국(성남 일화)이 긴급 투입됐지만 공격 플레이가 날카롭지 못했다.

예상대로 5-4-1 포메이션을 가동한 북한은 수비를 위주로 기습 공격을 펼쳤다.

한국은 공격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중거리 슛으로 골 찬스를 노렸다. 전반 43분 기성용(서울)이 왼쪽 아크 밖에서 시원한 중거리 슛을 때렸고 44분에는 측면 수비수 김동진(제니트)도 깊숙이 올라와 왼발 중거리 슛을 노렸다. 전반 인저리 타임 때는 아크 15m 바깥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김진규(서울)의 슛이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후반 들어서는 북한의 상승세. 한국은 16분 조재진과 최성국 대신 서동현, 이천수(이상 수원)를 투입해 변화를 줬지만 1분 뒤 오히려 페널티킥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18분 김남일(빗셀 고베)이 북한 홍영조에게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했고 홍영조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켰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후반 23분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이 중앙에서 찔러 준 볼을 기성용이 아크 부근에서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그림 같은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대표팀 막내 기성용(19)이 한국팀을 패배 일보 직전에서 구해낸 순간이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원정 간 ‘붉은 악마’ 40여 명과 상하이 교민까지 200여 명의 한국 응원단과 100여 명의 북한 응원단이 응원전을 펼쳤다.

상하이=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결과 불만… 다음 경기 최선”

▽한국 허정무 감독=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다. 공격이 상대 밀집수비를 뚫지 못했다. 선수들에겐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게 작용한 듯하다. 골 결정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잘 되지 않고 있다. 이청용, 신영록이 급작스럽게 공격라인에서 빠진 것도 불운이다. 최성국은 원래 후반 ‘조커’로 활용할 선수였는데 선발로 나설 수밖에 없었고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 충분히 분위기를 바꿔갈 수 있다.

“이길수 있었는데 아쉽다”

▽북한 김정훈 감독=승리할 수 있는 경기였는데 비겨 아쉽다. 하지만 우리가 7일 중동 지역의 무더운 날씨에서 한 차례 경기로 체력 소모가 많았고 시차 적응도 덜 된 상황임을 감안하면 최선의 경기를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